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한 ‘부바커’… 자전거 택시 상품 ‘눈길’
관광기업지원센터-깡깡이마을-절영해안산책로 이르는 ‘1시간’ 투어
지역민과 소통해야 알 수 있는 가이드의 설명… 시간 빠르게 흘러

 

부산 영도의 역사와 숨겨진 이야기를 ‘자전거 택시’를 타고 탐험해 볼 수 있는 관광 프로그램이 나와 눈길을 끈다.

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인 '부바커'가 내 놓은 자전거 택시 프로그램의 핵심 이동수단 자전거 택시의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인 '부바커'가 내 놓은 자전거 택시 프로그램의 핵심 이동수단 자전거 택시의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에 입주한 ‘부바커’가 내 놓은 자전거 택시 투어는 1시간 짜리 관광 프로그램이다.

부바커 소속의 관광 가이드들이 자전거 택시를 운행하며 택시 1대당 최대 △성인 2명 △성인 2명 및 미취학 아동 1명 △성인 1명 및 미취학 아동 2명 등이 탑승할 수 있다.

27일 오후 진행된 영도구 자전거 택시 투어를 이끈 가이드는 이동수 청년이었다.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1층에서 이 가이드를 만났다. 그가 출발 전 탑승객의 안전을 위해 안전벨트 착용을 안내하고, 추위를 대비해 무릎 담요를 건네고, 스피커 볼륨을 조절하는 등 꼼꼼하게 사전 점검을 끝내자 자전거 투어가 시작됐다.

이 가이드는 성인 어른 2명을 자전거로 태우고 다니기에 다소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전기 모터도 달려있어서 거뜬하다”고 웃으며 대평동 물양장, 깡깡이예술마을 등 골목 구석구석을 다니며 상세한 설명을 이어갔다.

택시 운행이 시작되자, 골목에서 마주치는 주민들은 “와 이게 뭐꼬 신기하다”라던가 “이게 자전거가” 등 다양한 주목을 끌게 됐다. 그리고 자연스레 주민들과 눈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인 '부바커'의 이동수 가이드가 영도 근대역사 흔적 탐방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인 '부바커'의 이동수 가이드가 영도 근대역사 흔적 탐방로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이 가이드에 따르면, 영도는 과거 남쪽에 위치한 섬이었기에 말들을 키우기 좋은 동네였다. 옛날부터 국가에서 말을 키우는 ‘사육장’으로 쓰여 왔고, 이 곳에서 자란 말이 워낙 빨라 그림자(영)가 끊어져(절) 보인다는 의미로 절영도라고 불리기도 했고 지금은 ‘영도’로 불린다.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대동대교맨션의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대동대교맨션의 모습. 김윤지 기자

그렇게 설명을 이어가니 대동대교맨션 인근에 도착했다. 맨션 옆에는 작은 배들이 정박된 물양장이 위치해 있었다. 이 가이드는 “맨션은 주상복합시설로 원래 현재의 대부분의 주상복합이 1층에 마트 등이 들어선 것과 대비되게 대동대교맨션은 물양장 바로 옆에 있어서인지 배 수리부품이나 선원 옷 등을 파는 가게가 들어서 있다는 점에서 특색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물양장에 배를 고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계선주(선박이 접안될 때 줄을 걸기 위해 만들어진 기둥) 중, 다른 것과 다른 생김새를 지닌 것을 짚으며 “영도 대풍포가 매축이 완료된 후 가장 오래 된 계선주”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한 일제 수탈의 아픔이 있는 ‘시라이시 제염소’의 벽이 남아 있는 것 등 곳곳에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영도에 이어진 우리 조선소 등 다양한 조선소 인근을 지나면서 마주하게 되는 자갈치 시장과 용두산 공원들을 발견하자 그는 또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용두산 타워가 관광의 역할도 하지만 2013년부터 선박항해를 위한 등대로도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을 안쪽으로 더욱 들어가다보니 서구의 산복도로 모습도 보였다. 산복도로를 보며, 부산의 피란 역사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부산 영도구 깡깡이예술 마을 인근에 자리한 적산가옥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영도구 깡깡이예술 마을 인근에 자리한 적산가옥 모습. 김윤지 기자

특히 피난민들이 살아서 만들었던 대평동 마을의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골목 안의 적산가옥이라던지 40여년간 운영되고 있는 영도의 ‘양다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절영해안산책로 인근 빨간 등대에서는 ‘묘박지’에 대한 설명을 이어가기도 했다. 묘박지는 선박이 계류하는 장소를 의미한다. 선박의 정박에 적합한 항내 지정된 넓은 수면인데, 절영해안로에서 보면 계류하고 있는 선박들이 보이는 것이다.

이 가이드는 “배가 많이 계류가 되어 있으면, 배가 운행을 하기 어려워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주민들이 인지하신다”며 “옛날에는 이렇게 묘박지에 있는 선박이 얼마나 더 혹은 덜 가라앉냐에 따라서 물고기를 많이 잡았냐 잡지 못했냐를 판단하기도 했다더라”고 주민들에게 들은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깡깡이 아지매의 모습을 형상화한 독일 헨드릭 바이키르히 작가의 벽화 작품 모습. 김윤지 기자
깡깡이 아지매의 모습을 형상화한 독일 헨드릭 바이키르히 작가의 벽화 작품 모습. 김윤지 기자

또한 깡깡이 마을에서 열심히 근무했던 깡깡이 아지매의 얼굴을 벽화로 형상화한 작품을 보여주며 이 가이드는 “실제 독일의 헨드릭 바이키르히 작가가 깡깡이 아지매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느낌을 가지고 4일 만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들었다”며 “작가가 이를 완성하기 위해 매일 8시간 동안 작업을 이어갔고, 이후 녹초가 되어 땀에 젖은 셔츠는 인근 세탁소에 맡겨 세탁을 했다고 인근 주민 분들이 이야기해주셨다”고도 설명을 이어갔다.

이렇게 1시간 동안 이뤄진 영도 곳곳을 돌아다니는 이 프로그램에서 부바커의 자료 수집과 마을 주민들과의 소통이 활발하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인 '부바커'의 이동수 가이드가 보여준 깡깡이예술마을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영도구 부산관광기업지원센터 입주기업인 '부바커'의 이동수 가이드가 보여준 깡깡이예술마을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바다의 모습. 김윤지 기자

실제 지역민과 소통하지 않는다면 인터넷으로만 얻는 정보 이상의 숨겨진 이야기가 관광하는 시간 동안 녹아졌기 떄문이다. 그리고 가이드가 알려주는 골목 골목 안에 숨겨진 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은, 이 곳을 직접 방문하고 발굴하지 않으면 알기 어려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부터 평일엔 오후 6시, 7시, 8시에 운행이 되고, 주말엔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한 시간마다 운행되고 있다는 자전거 택시 관광 프로그램은 1인 2만원 2인 4만원의 참가비로 운영된다.

영도의 숨은 ‘장소’와 ‘이야기’를 좀 더 생생하게 듣고 싶은 관광객에게는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자전거 택시’를 타고 돌아보는 이 프로그램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앞으로도 주민들과의 소통을 늘리고 영도의 다른 여행 프로그램들과 연계할 점을 찾고 있다는 부바커의 자전거 택시가 영도의 ‘핵심’ 관광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할지 기대가 모인다.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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