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부산지역 유명 연주자들의 실내악 향연
2주 동안 ‘2022 부산문화회관 챔버페스티벌’ 
파리·리옹 국제공동제작 안은미 ‘드래곤즈’
세계적인 콩쿠르 우승자 시리즈 4회 공연도
부산·국내·해외서 화제된 연극 6편 만날수도

부산시립예술단이 각 단체의 목표에 따라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면, 부산문화회관은 관객들과 지역 문화업계의 조화를 염두해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지난해 12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표한 ‘(재)부산문화회관 2022 상반기 시즌 프로그램’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6개월간 총 18건 97회의 기획공연과 페스티벌이 준비됐다. 

특히 부산국제아트센터와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 등 문화계 지형도 변화를 대비해 순수공연예술 장르를 중심으로 하되 공연장별 전략에 맞춘 시민 친화적 공연·축제도 마련했다. 

 

2022 부산문화회관 챔버패스티벌 포스터. 
2022 부산문화회관 챔버패스티벌 포스터. 

◇ 한 번 참여하면 ‘클덕’ 초읽기… 악기 매력에 빠지는 ‘챔버페스티벌’
올해 상반기 부산문화회관의 프로그램을 여는 첫 프로그램은 ‘2022 부산문화회관 챔버페스티벌’이다. 1월 7일부터 19일까지 예정된 이 프로그램은 부산문화회관 중극장과 챔버홀 등 포근한 공연장에서 악기 각각의 소리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참여하게 되면 금세 ‘클덕(클래식 덕후)’의 길로 빠져들기도 한다. 

챔버페스티벌은 특히 부산 뿐 아니라 국내에서 이름을 널리 알린 연주자들을 초청해 함께 하고, 적은 구성의 앙상블을 통해 한겨울 따뜻한 분위기 속 ‘힐링’의 시간이 될 예정이다.

1월 7일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와 세자르 프랑크, 브람스, 비탈리, 사라사테 등 독주곡을 만나며, 피아니스트 강형은이 반주로 함께한다. 11일에는 현 시대 대표하는 예술인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의 공개 마스터클래스가 열린다. 김동욱 예술감독은 “정말 어렵게 모셨다”며 후일담을 전하기도 했다. 

이어 1월 12일에는 부산시 음악협회 공모에서 선정된 부산 젊은 실내악팀인 △엔칸토 피아노 트리오 △아띠레 콰르텟 △앙상블 플뢰르 △콰르텟 마넬리 등 4팀의 앙상블이 펼쳐진다. 13일에는 소프라노 박은주, 카운터테너 김대경과 함께 폭넓은 시대의 성악곡을 만날 예정이다. 

중극장에서는 14~15일 이틀 동안 실내악 앙상블이 연주된다. 14일에는 부산 음악계에 이름을 널리 알린 임병원, 김동욱, 이명진, 조형준, 김가영 등 연주자들이 브람스, 슈베르트, 슈만의 곡을 함께하고, 15일에는 경성대, 동아대, 동의대, 부산대학교 앙상블 팀이 함께 ‘대학 실내악축제’를 펼친다. 

15일에는 챔버홀에서 쉽게 만나기 힘든 목관앙상블곡과 혼 트리오 앙상블도 예정돼 관심을 모은다. 이날 연주자로는 부산 대표 플루티스트 이주형, 오보이스트 고관수, 클라리네티스트 장재혁, 바수니스트 장정호, 호르니스트 손승용이 목관 5중주에 나서며, 브람스의 혼 트리오 곡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이석준과 인제대 이석중 교수, 이화여대 계명선 교수가 각각 나선다. 

페스티벌 마지막 날인 19일에는 드보르작 피아노 5중주와 현악 6중주 곡으로 마지막 피날레를 장식한다. 이날은 국내 정상급인 바이올리니스트 김덕우, 비올리스트 김상진, 첼리스트 김민지, 피아니스트 김정권 등 연주자들이 함께한다. 

 

부산문화회관 국제공동제작공연 안은미 감독의 '드래곤즈'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부산문화회관 국제공동제작공연 안은미 감독의 '드래곤즈'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 ‘탈부산급’ 공연… 부산 첫 국제공동제작 안은미 ‘드래곤즈’
부산문화회관은 지난 2019년부터 매년 1~2편의 공연을 시범적으로 제작하는 가운데 안은미 감독의 ‘드래곤즈’를 파리시립극장, 리옹 댄스비엔날레 등 세계적 파트너와 함께 국제공동제작으로 기획해 올해 3월 4일부터 5일까지 중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은 특히 지난 2020년 제작 계획을 수립했지만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연기되었다가 올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안은미 예술감독의 독창적 세계관과 안무 철학을 2000년생 ‘용띠’인 밀레니얼 세대들이 담아내 거침없는 움직임으로 선보인다. ‘드래곤즈’는 지난해 유럽 7개국 8개 도시에서 성공적으로 투어를 마쳤으며, 이날치 밴드 리더장영규가 음악감독을 맡았다. 

공연 ‘드래곤즈’는 세상이 크게 뒤집히는 풍운기가 펼쳐질 때 인간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유연한 삶의 태도를 제시하는 초월적 힘과 지혜의 상징을 갖춘 용은 현재에 어떤 의미로 다가올 지 의문을 던지며 무대를 펼친다.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과 드미트리 마슬레예프가 올해 부산을 찾는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피아니스트 박재홍(왼쪽)과 드미트리 마슬레예프가 올해 부산을 찾는다. (부산문화회관 제공)

◇ 세계 클래식의 흐름 만난다… 월드 콩쿠르 우승자 시리즈
최근 국내 연주자들이 전 세계 클래식 콩쿠르 석권하는 소식에 미래 ‘스타’들에 대한 관심이 커진 가운데 부산문화회관에서 ‘월드콩쿠르 우승자 시리즈’를 마련했다. 

지난해 부소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그랑프리, 4개 특별상을 석권한 피아니스트 박재홍은 3월 19일 부산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이어 제15회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에서 1위를 수상한 드미트리 마슬레예프는 5월 6일 그의 완벽한 테크닉과 투명한 사운드를 관객 앞에 선보인다. 

이밖에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부문 한국인 최초 우승자인 임지영과 네덜란드 리스트 국제 피아노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자인 홍민수가 선보이는 듀오 리사이틀은 7월 예정됐으며, 레이 첸과 한국인 최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인 선우예권이 함께 하는 듀오콘서트는 9월 열릴 예정이다.

 

2021년 부산신진예술페스티벌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빅픽처스테이지의 ‘코마’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2021년 부산신진예술페스티벌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빅픽처스테이지의 ‘코마’ 장면. (부산문화회관 제공)

◇ ‘몰입도 최강’ 연극·뮤지컬 무대… 스크린 LIVE 연극도
지역 우수 연극작품 무대는 올해 상반기에 상반기 시민회관에서 열리는 연극은 △단편소설집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팬레터 △코마 등 연출 무대를 부산시민회관에서 만나며,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등 2개 작품이 부산문화회관 라이브 스크린으로 연결돼 만날 수 있다. 

3월 18~19일 예정된 연극 ‘단편소설집’은 2019년 작강연극제 수상작으로 극단 배우창고의 작품이다. 극작가 도널드 마굴리스 작품을 원작으로 한 극은 스승과 제자인 두 여성이 관계를 맺고 갈등하는지 섬세하게 다루고 있다. 5월 19~20일 열리는 ‘XXL 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은 극단 돌파구의 작품으로, 서울과 안산, 대전 등 꾸준히 공연되고 있는 작품이다. 극에서는 불공정한 경쟁에서도 불평 없이 어른을 따라야 하는 청소년들의 일상과 현실적 고민을 깊이 있게 다룬다.

뮤지컬 ‘팬레터’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시절 배경으로 대표적인 한국 문인들의 에피소드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모던 팩션 뮤지컬로, 문학 작품의 인용과 매력적인 캐릭터로 인기를 얻은 바 있다. 창작뮤지컬 중 화제작으로 손꼽힌 작품이 부산에서 5월 28~29일 다시 열린다.

2021년 부산신진예술페스티벌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된 빅픽처스테이지의 ‘코마’는 6월 10~11일 초청됐다. 지난해 부산문화재단이 뽑은 청년연출가 지원사업 최우수작으로 연달아 선정됐으며, 범죄스릴러 작품 특성상 몰입도를 올리며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할 예정이다.

이밖에 라이브 스크린으로 연결되는 ‘NT-Live’ 프로그램은 영국 초연 이후 로런스 올리비에상 7개 부문, 토니상 5개 부문 수상한 히트작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이 2월 부산문화회관 스크린을 통해 개최되며, 4월에는 미국 극작가 아서 밀러의 희곡을 무대화한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이 준비됐다. 특히 이 작품으 세계의 위대한 연출가로 손꼽히는 이보반 호프와 배우 마크스트롱이 만난 작품으로 연극계에 화제가 된 바 있다.  

김지혜 기자 wisdom@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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