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주 로핏스튜디오 대표 인터뷰
대학 전공 시절부터 신발 흥미… 이랜드·데상트서 근무 ‘이력’ 바탕 창업
운동하는 여성으로서 ‘필요’한 러닝화… “한국의 룰루레몬으로 크고파”
여성 특화 ‘정체성’ 강조… “부산 신발산업, IP 및 브랜딩으로 꿈틀대”

심영주 로핏스튜디오 대표. 김윤지 기자
심영주 로핏스튜디오 대표. 김윤지 기자

“세계적으로 요가복 하면 ‘룰루레몬’이 떠오른다. 룰루레몬은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인데, 그 성장세가 나이키를 위협할 정도라고 알고 있다. 이처럼 여성 특화된 제품과 그 제품 안의 ‘스토리’를 가지고 고객과 소통해 나가는 한국의 룰루레몬이 되는 것이 목표다.”

심영주(45) 로핏스튜디오 대표는 지난 10일 벡스코서 열린 ‘부산디자인위크’서 앞으로의 당찬 포부를 밝혔다.

로핏스튜디오는 부산 사상구 신발융합허브센터에 둥지를 틀고 있는 2019년 탄생한 ‘스타트업’이다. 설립 후, 신발 개발에 매진해 작년 8월 브랜드를 론칭한 바 있는, ‘여성 러닝화’라는 특화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하는 브랜드이기도 하다.

여성 러닝화라는 특정 제품은 심 대표의 ‘경력’과 ‘취미’ 그리고 ‘열정’에서 나온 제품이다. 심 대표는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신발 디자인에 흥미를 느끼게 된다. 이후, 2000년부터는 서울 이랜드와 미국 브랜드 회사 등에서 근무를 하다가 2010년에는 데상트에서 일을 하며, 차곡차곡 스포츠 신발 디자이너로서의 전문 경력을 쌓아갔다.

심영주(가운데) 로핏스튜디오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제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심영주(가운데) 로핏스튜디오 대표가 직원들과 함께 회사의 제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그는 “신발은 스포츠와 패션의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매력적이었다”며 “신발 디자인이 제품만 디자인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 트렌드도 파악해야하는 등 들여야 할 노력이 많았지만 재밌고 즐거워서 뛰어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심 대표는 ‘운동’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소유하고 있다. 또한 운동에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필요한 장비를 꼽으라면 ‘신발’이다. 심 대표가 여성이자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편한 신발’을 만들고 싶다는 목표를 가졌기에, 창업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심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러닝, 테니스, 컬링, 배구 등의 운동에 관심을 가지며 운동선수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기도 했다. 지금은 골프, 테니스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있다”며 운동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최근 에슬레저(운동복 및 운동용품)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고, 한국에도 젝시믹스나 안다르 등의 여성 운동복을 중심으로 한 브랜드가 성장하고 있다. 그래서 더 구체적으로 ‘신발’을 통해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디자인 감도가 살아있는 기능화를 만들어 보고자 하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로핏스튜디오란 이름은 가공되지 않았다는 의미의 영어단어 ‘Raw‘와 알맞은 이라는 의미의 ’Fit’이라는 단어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가장 가공되지 않은 자연의 핏이 가장 예쁘다는 의미다. 심 대표는 “각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핏을 그대로 살려주는 것이 예쁘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있는 몸을 그대로 사랑하며, 여성들 각자의 핏을 살려줄 수 있는 ‘자기몸긍정주의(Body Positive: 사회가 원하는 이상적인 미의 기준을 거부하고, 자신의 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하자는 운동)’를 바탕으로 하는 디자인을 해 나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6월 10일 열린 ‘부산디자인위크’서 로핏스튜디오의 부스에 전시된 러닝화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6월 10일 열린 ‘부산디자인위크’서 로핏스튜디오의 부스에 전시된 러닝화 모습. 김윤지 기자

현재 로핏스튜디오는 ‘브리즈’라는 여성 러닝화 시리즈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특히 와디즈라는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 사업아이템 및 프로젝트를 사람들에게 공개하고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필요한 목표 금액과 투자 금액 모금 기간 등을 정하여 투자 의지가 있는 익명의 사람들에게 투자를 받는 것)’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 작년 와디즈에서 첫 론칭 후, 650여만원의 펀딩 금액을 모으기도 했으며, 오는 7월 새로운 색상의 제품을 생산해 추가적으로 펀딩을 열 계획이다. 또한 일본의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마쿠아케’에서도 온라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브리즈 러닝화를 신어 봤다는 한 고객은 10일 벡스코서 ‘로핏스튜디오’ 부스를 찾아 피드백을 주기도 했다. 해당 고객은 “걷기와 달리기 초보자로서, 많이 걸을 때 신고 나가면 발이 참 편하다고 느낀다”며 “그리고 신발이 통풍이 잘 되는 것이 장점이다”고 의견을 전달하기도 했다. 실제 이 제품은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의 대한민국 우수산업디자인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좋은 디자인으로 인정받은 상품을 바탕으로 수도권이 아닌 ‘부산’에서 사업을 해 나가는 이유를 묻자, 심 대표는 ‘부산 신발산업 부흥’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부산의 신발산업이 제조업으로 부흥기를 겪다가, 인건비의 문제로 침체기에 빠지게 됐었다”며 “그러나 지금 부산의 신발 산업은 지적재산권(IP)과 브랜딩 활성화 등을 통해서 침체됐던 부분이 다시 올라오는 느낌이다. 그리고 이러한 오름세의 바탕에는 부산의 신발 제조 노하우가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심영주(가운데) 로핏슈튜디오 대표가 6월 10일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디자인위크’ 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심영주(가운데) 로핏슈튜디오 대표가 6월 10일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디자인위크’ 부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이 기대감을 바탕으로 로핏스튜디오는 ‘개별 맞춤화’를 바탕으로 한 수익모델(BM) 개발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심 대표는 “여성 개개인들이 올바른 보행을 할 수 있도록, 개별 체형에 맞는 신발을 개발하고 싶다”며 “이를 위해 인공지능, 디지털 등의 4차 산업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들도 고려중이다”고 밝혔다.

로핏스튜디오가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러닝화의 ‘샛별’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될지 관심이 모인다.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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