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으로 플립 러닝 구현
사용자 경험데이터 및 공공데이터 통해 취업가능성 예측
작년 대학 및 특성화고교 30여 곳 서비스 도입
김동우 대표, “교육민주화 실현하고 싶어”
   
▲ 크로노그래프 사무실 모습.(사진=이현수 기자)

부산시 해운대구 센텀동로 센탑에 입주해 있는 크로노그래프㈜는 교육 매칭 서비스 및 자기소개서 자동완성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한국능력개발인증원에서 오프라인 기반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김동우 대표가 교육에 데이터 기술을 입혀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보기 위해 작년 7월 설립했다.

크로노그래프는 1초 이하의 시간간격을 측정하는 장치다. 김 대표는 초와 초 사이에 숨겨진 의미 있는 시간을 찾아내자는 뜻에서 기업명을 크로노그래프라 지었다.

이러한 뜻을 가진 크로노그래프는 에듀테크 신서비스사업을 지향한다. 사람들이 흔히 아는 온라인 동영상 강의도 1:1 실시간 맞춤형 기술을 구현한 에듀테크 중 하나지만 크로노그래프는 온라인 동영상 강의의 한계라고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난 후에만 자신에게 필요한 교육인지 아닌지 확인 가능하다는 점을 극복해 학습자한테 필요한 것들을 먼저 알고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교육 설계를 하는 플립 러닝(Flip Learning)을 구현한다.

이는 사용자의 경험데이터와 공공기관으로부터 제공받아 재가공해서 사용하는 공공데이터를 기반으로 구현된다. 아르바이트 경험, 봉사활동, 해외 경험, 취미 등 누구나 살아오면서 수많은 경험들이 쌓인다. 이러한 경험들을 축적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능력이 발휘되기도 하고 새로운 능력이 개발되기도 한다. 크로노그래프는 이러한 개인의 경험을 분석해 데이터에 근거한 능력치를 산출해 낸다. 사용자의 경험데이터는 크로노그래프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하나인 ‘누워소서’(누워서 쓰는 자기소개서)로부터 구축된다. 질문에 대한 간단한 답변만으로 자기소개서가 완성되는, 정말 누워서 쓸 수 있을 정도로 편한 자기소개서 자동완성 서비스에서 사용자의 경력, 전공, 자격증, 동호회 등의 스토리 정보가 모여 분석된다.

공공데이터를 통해서는 사용자가 관심 있어 하는 업종에서 어떤 인재를 채용하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도출해 낸다. 공공데이터는 실제 산업동향이나 일자리 추이, 채용공고 등이 주요 데이터가 되며 공공데이터와 경험데이터의 상관관계를 찾아내 사용자의 취업가능성을 제시한다.

이렇게 취업가능성이 도출되면 사용자가 경력개발을 해야 하는 유형인지 자기소개서를 준비해야 하는 유형인지 또는 취업동기부여가 돼야 하는 유형인지 등으로 유형 분류가 된다. 만약 경력개발이 필요한 유형이라면 사용자의 취업목표에 맞게끔 교육 설계가 된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전공이 언론미디어학과일 경우 사용자가 실제 기자가 되기 위한 취업가능성은 몇 %이며 기자가 되기 위해 필요한 교육, 자격증 등은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러한 크로노그래프 서비스의 기대효과로는 우선 구직자의 불필요한 사교육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온라인 교육 서비스들은 수업 내용을 간단히 제공한 후 결제를 유도한다. 하지만 결제 후 수업 내용이 달라졌을 경우에는 환불이 100% 안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돈이 아까워서 마지못해 듣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취업준비 기간이 낭비되는 것이다. 크로노그래프는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해 처음부터 맞춤형 교육을 추천해줘 구직자의 사교육비용 및 취업준비 기간을 절감시켜 준다.

또한 크로노그래프의 플랫폼을 기업 측면에 보면 신입사원부터 퇴사한 사람들까지 전 사원이 받은 교육 데이터를 구축해 기업에 필요한 교육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확인 가능하고 거꾸로 성과를 잘 내는 사람들이 받았던 교육이 뭔지 확인해 사원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설계할 수 있다.

작년 대학 및 특성화고등학교 30여 곳에서 크로노그래프 서비스를 일부 도입했다. 최근 크로노그래프 서비스를 도입한 동부산대학교는 학생들의 취업가능성 데이터를 학과 교수들이 활용해 지도할 예정이며 영산대학교는 기존의 경력관리시스템과 연계해 학생들의 교육정책에 반영·수립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향후 목표에 대해 “우리의 사명이자 비전인 교육민주화를 실현하고 싶다. 누구나 자기가 원하는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드는 것이다. 교육자들은 교육 내용이 뭔지 안다. 하지만 실제 학습하는 사람들은 교육 내용을 어렴풋이 알지 자세히는 모른다. 그렇다보니 그 교육을 들었던 사람들의 후기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똑같은 음식이라도 먹어본 사람들마다 입맛이 다르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의 후기에 의해서 교육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얼마만큼 신뢰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늘 생길 수밖에 없다. 이제는 선택할 수 있는 힘을 학습자에게도 줘야 된다”고 말했다.

“책임감 있는 교육 펼치고 싶어”
실용적이고 필요한 교육 제공 위해 창업
직원들에게 성장·자유 강조
좋은 기억·책임감 가지고 창업해야

   
▲ 크로노그래프 김동우 대표.(사진=이현수 기자)

크로노그래프 김동우 대표(사진·39)는 책임감 있는 교육을 강조했다. 크로노그래프 창업 계기도 이와 맞물려 있다. 김 대표는 창업 계기에 대해 “교육 컨설팅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조금 더 책임감 있게 내 교육을 펼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학교가 아닌 이상 교육자와 학습자는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 불과하다. 교육 기간이 길어봤자 보통 3~6개월이다. 이 기간도 분명 의미 있는 시간이지만 교육이 끝난 후에는 학생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수가 없다. 나는 책임지는 교육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장이 되면 학생들, 직원들을 책임질 수 있기 때문에 창업을 하게 됐다. 두 번째 이유는 학생들에게 조금 더 실용적이고 필요한 교육을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학생들을 위한 교육을 기획해서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의 회사 운영 방침도 이와 연관돼 있다. 김 대표는 직원들의 성장과 자유를 모토로 회사를 운영 중이다.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보통 일반 회사들은 경력자에게 프로젝트를 맡기지만 크로노그래프의 경우 신입직원에게 맡긴다. 프로젝트를 마쳤을 때 가장 성장할 수 있는 직원이 신입직원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경력자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숙련도는 더 올라갈지 몰라도 한 단계 더 성장하기는 쉽지 않다. 해봤던 일이기 때문이다. 대신 경력자에게는 신입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겨 리더십을 성장시킬 수 있도록 유도한다. 우리가 R&D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직원들과 돛단배라도 우리 배가 있어야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돛단배라도 우리 배여야 우리가 가고 싶은 방향으로 갈 수 있지 남의 배 올라타면 가고 싶은 방향으로 못 간다. 자유라는 것도 그런 모토다. R&D를 통해 우리의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어야만 시장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그냥 돈만 벌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좋은 시장,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창업 희망자들을 위한 조언도 덧붙였다. 김 대표는 “좋은 기억과 책임감, 이 두 가지를 이야기해주고 싶다. 창업하면 힘들다. 일이 끝나는 시간이 없다. 퇴근하면 공간은 이동되지만 일을 가지고 집으로 가기 때문에 공간이동에 불과하다. 이런 힘든 점과 고민을 팀원들과 함께 풀어나가면 나중에는 좋은 기억이 된다. 창업 후 창업 준비과정을 돌이켜봤을 때 ‘우리 그때 좌절하고 포기했잖아’란 기억보다는 ‘그때 최선을 다해서 이겨냈잖아’란 식의 좋은 기억이 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책임감은 우리 팀원들에게도 자주 이야기한다. 가령 사무실에 있는 먼지 하나도 우리 책임이라고 이야기한다. 눈이 와도 우리 책임이고 지진이 나도 우리 책임이라고 이야기한다. 서비스를 이용하는 입장에서는 지진이 나든 눈이 오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지진을 자신이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신의 책임이라는 책임감을 가지고 사업을 하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고 조언했다. 이현수 기자 leehs0103@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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