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랜드 반여점, ICT 접목해 맞춤 정장 생산
‘개인맞춤형 의류제작 스피드 팩토어’ 시스템 도입
국내 기술 들어간 스캐너 활용… 데이터베이스 확보되면 AI까지 접목 가능

한 남성이 파크랜드 반여점에 설치된 3D 스캐너에 올라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한 남성이 파크랜드 반여점에 설치된 3D 스캐너에 올라 신체 치수를 측정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한 남성의 가슴에 고무밴드가 둘러진다. 그가 스캐너 발판에 올라서자 회전하며 신체 치수가 360°로 측정된다. 스캐너 옆 모니터에선 남성 신체 그래픽이 3D로 구현되며 각 신체 사이즈가 수치화된다. 스캐너 옆으로 남성이 내려오자 직원이 정장을 입혀보며 스캐너로 측정된 사이즈와 실제 사이즈를 보정한다. 이후, 이들은 탁자에 앉아 어떤 원단과 단추를 선택해 정장을 만들어갈지 논의한다. 컴퓨터 화면에 남성이 선택한 원단과 단추를 입력하자 ‘가상의상 소프트웨어 CLO’가 정장의 이미지를 보여준다. 남성은 꼼꼼히 디자인을 확인한 후, 정장을 주문한다. 3~7일 뒤 남성은 자신이 주문한 맞춤형 정장을 받을 수 있다.

패션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융합을 통해 정장을 원스톱으로 주문부터 제작까지 할 수 있는 ㈜파크랜드의 맞춤형 남성정장 매장인 ‘개인맞춤형 의류제작 스피드 팩토어’가 파크랜드 반여점에 문을 열었다.

단일 매장에서 ‘주문-제작-유통’이 가능한 파크랜드의 생산시스템에 부산의 정보통신기술(ICT) 기술 △3D바디스캐너 △3D 가상의상 소프트웨터(CLO) △AR피팅시스템이 더해졌다. 이 매장은 ‘스피드 팩토어(팩토리와 스토어의 합성어로 매장에서 주문을 받아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다.

26일 열린 개소식엔 정승일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 박명규 파크랜드 대표가 참석했다.

개인맞춤형 의류제작 시범매장은 지난해 4월 ‘Within 24, Show your style!’라는 이름으로 동대문에서 최초 개장하여 시범 운영하고 있고 올해는 남성용 정장 브랜드인 파크랜드 부산 반여점에 2호점을 개장했다. 이번 사업은 지난 2월부터 시작돼 26일 문을 열었다.

행사에선 부산 소재 대학교 취업준비생 및 현장실습생 2명이 가상의상 제작과정을 체험하고 주문한 맞춤정장을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됐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은 “스피드 팩토어 시범매장으로서 제조환경 개선과 생산성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등의 성과를 내는 국내 패션산업의 미래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길 기대한다”이라 말했다.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오늘 문을 연 스피드 팩토어 시범매장이 저가 중국제품의 시장 잠식,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침체한 부산 섬유패션산업의 부흥과 관련 기업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덕담했다.

박명규 파크랜드 대표는 “이번 사업을 기점으로 개인 맞춤형 의류 생산 판매 시스템을 정착화시켜나갈 것”이라며 “경쟁력을 높여 국내 봉제산업의 미래 방향을 제시하고 부산이 명실상부한 섬유도시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자동화 공정 매장의 성공을 위해서는 지난 2012년 아이패션 의류기술지원센터의 운영을 반면교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아이패션 센터도 IT 기술을 적용해 아바타에 원하는 색상과 디자인의 옷을 입히고 스마트폰으로 구매하면 배송받는 공정을 구현한 바 있다.

한 섬유업계 관계자는 “당시 센터가 운영하던 기술보다 지금 사용되는 기술이 더 발전된 것은 맞지만 2012년 사업이 실패했던 원인을 잘 파악해 이를 잘 보강시켜나가야 할 것”이라며 “또 완전한 자동화 생산 공정을 위해서는 생산 단계별 과정에서 물품을 자동으로 이동시켜주는 연결 공정까지도 자동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피드 팩토어'가 부산 섬유패션산업계의 스마트 공정을 이끌 새바람이 될지 눈길이 모인다.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저작권자 © NBN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