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혁키친 한승훈 대표… 부산 서면·동래 60명 ‘식구’와 12개 브랜드 운영
서면 골목 9평 ‘훈훈한 혁이네’… 다수 브랜드 운영 외식업체 성장
“시각적 만족도를 높여 ‘자발적 확대 재생산’을 얻는 것 SNS시대 중요”
“진정성 중요… 고객에 대한 ‘친절함’과 ‘식구’에 대한 고마움 표현”
베러먼데이클럽 ‘식그가’ 온라인 기획전 세 번째 이야기

베러먼데이클럽 '식그가' 온라인 기획전에 참여한 훈혁키친 한승훈(가운데) 대표가 7일 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F&B 브랜드 운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베러먼데이클럽 '식그가' 온라인 기획전에 참여한 훈혁키친 한승훈(가운데) 대표가 7일 밤 유튜브를 통해 자신의 F&B 브랜드 운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유튜브 캡처)

부산 서면은 다양한 음식점이 자주 생기고 없어지는 곳이다. 유행과 변화에 민감한 만큼 치열한 서면 ‘외식업계’에서 살아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부산 서면 골목 9평짜리 ‘훈훈한 혁이네’라는 술집에서 시작해서 서면과 동래에 훈혁, 산장1988, 로위버거, 고하순, 일일시호주, 모리도중 등 카페·햄버거·고기집 등 다양한 외식업 브랜드 12개를 60명의 ‘식구’와 운영하는 훈혁키친의 한승훈 대표가 있다.

부산 서면에 위치한 산장1988의 시그니처 메뉴인 '산장전골' 모습. 원동화 기자
부산 서면에 위치한 산장1988의 시그니처 메뉴인 '산장전골' 모습. 원동화 기자

한 대표는 6일 밤 자신이 운영하는 서면의 ‘모리도중’이라는 카페에서 베러먼데이클럽이 진행하는 ‘식그가(식품, 그 이상의 가치’ 온라인 기획전에 세 번째로 참여했다. 약 30여명의 시청자들은 한 대표의 창업 스토리와 경영 철학에 귀를 기울이며 응원과 질문을 보내 소통을 이어갔다.

한 대표는 함께 일하는 직원들을 지속적으로 ‘식구’라고 표현했다. 그는 “부산에서 2030세대로 구성된 60명의 식구들과 12개 브랜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원래 콘텐츠를 만드는 영상 제작에 종사하고 있다가, 9살부터 친구였던 민혁이의 제안으로 2015년 ‘훈훈한 혁이네’라는 이름으로 장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시작을 추억했다.

그에게 훈훈한 혁이네는 ‘경영’을 구현한 시작이라기보다는 ‘생존’과 직결되는 장사 경험이었다. 한 대표는 “브랜드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부자될거야’라던가 ‘돈을 많이 벌어야지’하는 생각으로 생존하기 위해 했다”고 말했다.

당시 훈훈한 혁이네의 ‘시그니처 메뉴’는 ‘타르타르 새우’였다. 맛도 맛이지만 사진을 찍었을 때 이미지가 예쁘다보니 소셜미디어상에서 화제가되며 ‘자발적 확대 재생산’이 이뤄졌다. 한 대표는 “요즘은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이미지가 중요하다. 특히 SNS을 통해서 이미지가 퍼지는 시대에서 손님들이 찾아오고 사진을 찍으면서 자발적 확대 재생산이 중요한 것 같다. 스스로 고객들을 통해 알려지는 것이 ‘자발적 확대 재생산’이며 요즘 외식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들에게 ‘진정성’있는 친절함으로 대하면 손님들도 또 매장을 찾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훈혁키친이 운영하는 브랜드인 '로위버거'의 시그니처 메뉴인 통새우가 들어간 수제 햄버거 모습. (유튜브 캡처)
훈혁키친이 운영하는 브랜드인 '로위버거'의 시그니처 메뉴인 통새우가 들어간 수제 햄버거 모습. (유튜브 캡처)

훈혁키친이 ‘자발적 확대 재생산’을 고려해 자리잡은 브랜드는 ‘로위버거’라는 햄버거 브랜드가 대표적이다. 두툼한 통새우 수제버거의 이미지를 보면,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 예쁜 이미지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이다.

한 대표가 이렇게 다양한 브랜드를 서면과 동래에서 운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식구’다. 그는 “가게를 확장해 나가는 것은 매장마다 저만큼 그 매장을 ‘주인의식’을 갖고 사랑하는 친구들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만들어질 수 있다. 식구들이 본인 스스로 진정성을 갖고 브랜드를 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식구’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자기의 의견과 꿈을 이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진정성’ 있는 태도를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진정성은 되게 주관적인 단어이긴 하지만, 항상 진심으로 감사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식구들을 내가 월급주는 직원이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내가 먹고 살게 해 주는 내 꿈을 같이 이뤄주는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2개의 브랜드를 하게 된 것도, 매장을 운영하며 함께 일하는 식구들이 어느 순간에는 각자가 꿈꿔오는 장사를 실현하는 과정이 반복되다 보니 이렇게 온 것 같다. 나는 단순히 식구들의 아이디어와 꿈이 잘 구현될 수 있게 서포트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이 자기의 책임감과 역할을 갖고 브랜드를 만들어 나가게 된 것”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최근 한 대표는 훈혁키친의 ‘식구’들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그는 “페이스북의 Humans of NewYork이라는 페이지에서 영감을 받았다. ‘Humans of 훈혁’이라고 해서 훈혁키친을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알리고 나누고 싶다. 더 나아가서는 훈혁키친을 찾는 손님 등까지 확장해나가고 싶기도 하다”고 말했다.

외식업은 코로나19 상황으로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그럼에도 한 대표는 ‘지나가면 별 것이 아니게 될 것’이라는 마음가짐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생각해보면 창업 이후 매년 위기가 있었다. 그 때는 그것이 가장 큰 위기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지나보면 또 별 것이 아닌 게 되는 경우가 많더라”라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와 비슷하게 너무 의욕을 불태우기보다는 잔잔하고 내면이 단단한 사람들을 훈혁키친에선 계속 찾는 것 같다”고도 덧붙였다.

훈혁키친에서 개발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고'와 '아고새' 캐릭터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훈혁키친에서 개발해 사람들과 소통하는 '아고'와 '아고새' 캐릭터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코로나19라는 힘든 상황을 겪고 있지만, 한 대표는 계속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고’라는 캐릭터를 만든 것이다. 인스타그램이라는 SNS에 목요일마다 사연을 제보받아 ‘아고(악어)’ 캐릭터를 통해 시각적으로 전다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부산시, 진수, 카카오 등 모든 브랜드들이 다 캐릭터를 만들길래 우리도 만들어볼까하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앞으로는 캐릭터를 통해서 파생되는 상품을 만들거나, ‘아고’ 그리고 ‘아고새’라는 캐릭터가 부각이되는 매장을 만들어 보고 싶기도 하다”는 포부를 밝혔다.

곧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는 한 대표는 “아이가 생기는 쉬엄쉬엄 일하기보다는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책임감을 가지고 부끄럽지 않은 정직하게 사는 아빠가 되어야겠다”며 “그리고 언젠가는 아이디어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꿈을 구현할 수 있게 도움이 되는 투자자가 되고 싶다”고 자신의 목표도 밝혔다.

한편, 베러먼데이클럽이 진행하는 ‘식그가’ 온라인 식품전의 마지막 회차는 오는 9일 밤에 진행된다. 네 번째 초대 손님은 프리미엄 카츠라는 아이템을 부산을 시작으로 전국으로 프랜차이즈화해 만들어가는 사나이컴퍼니 윤서준 대표다.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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