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제일경제 신년 특별 좌담회

스타트업 활성화, 문화도시 부산
2030엑스포, 부울경메가시티 등
전문가들의 날카로운 '시각' 돋보여

"2030엑스포·가덕신공항 등 국가산업 측면에서 추진 필요"
"부산 잠재력·성장성은 충분… 지역균형발전·애향심 더 절실"

연정흠 부산항만공사 물류연구실장(왼쪽부터), 김영석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추진 본부장, 김영삼 전 부산연구원장, 전진 전 부산시 부시장, 최선희 부산시립합창단 단원, 심재운 부산상의 경제정책본부장이 12월 21일 열린 좌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예진 기자
연정흠 부산항만공사 물류연구실장(왼쪽부터), 김영석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추진 본부장, 김영삼 전 부산연구원장, 전진 전 부산시 부시장, 최선희 부산시립합창단 단원, 심재운 부산상의 경제정책본부장이 12월 21일 열린 좌담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예진 기자

 

 

△ 일시: 2021년 12월 21일

△ 장소: 국보빌딩 7층 회의실

△ 주제: 대선·지방선거 리더십과 부산경제 활로 모색

△ 참석자

- 사회: 김영삼 전 부산연구원 원장

- 패널: 김영석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추진본부장(가나다 순)

          심재운 부산상의 경제정책본부장

          연정흠 부산항만공사 물류연구실장

          전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최선희 부산시립합창단 단원(성악가)

 

제2도시 부산 경제비중·소득수준 등 빈약

시·공공기관·공무원 제 몫 하려는 의지 필요

'부울경 메가시티' 획기적인 성장동력 가능성

'해양허브' 마지막 기회, 인프라 잘 활용해야

# 기회의 부산

김영삼 전 부산연구원 원장. 정예진 기자
김영삼 전 부산연구원 원장. 정예진 기자

▲김영삼= 2022년은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와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등 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중차대한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동남권 유일의 경제일간지인 부산제일경제가 ‘대선·지방선거 리더십과 부산경제 활로 모색’이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마련했다. 21세기는 전세계적으로 큰 기대감을 가지고 시작됐으나 20년이 지나면서 비관적인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년 전부터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도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이 벼랑끝에 몰렸고 일자리가 줄면서 청년들이 아우성이다. 출산율 하락에다 수도권 집중 등으로 지방 소멸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따라서 다가오는 선거에서 국가와 지방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 선출이 절실하다. 부산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지혜를 모으는 의미있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 먼저 평소 부산에 대한 생각들을 나눠보겠다. 부산 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공직에 계셨던 전진 부시장님은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전진= 1970년대 초부터 90년대말까지 30년을 부산시 공무원으로 근무한 뒤 부산도시공사 사장과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을 하는 등 부산과 뗄 수 없는 삶을 살았다. 부산은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계속 인구와 산업 생산량도 늘었지만 1995년부터인가 정체되기 시작해 내리막길을 걷는 것 같다. 현재 부산이 전국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대략 7%정도 되는데, 경제비중은 5%도 되지 않는다. 소득수준도 다른 도시에 비해 낮아 제2도시로서 체면 안 서는 상황이다. 부산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기업은 물론 부산시 등 공공기관이 제대로 역할을 해야한다. 특히 부산시 공무원들에게 아쉬운 부분이 많다. 부산시가 정신을 차려서 제 몫을 해야 한다.

▲김영삼= 김영석 비스텝 사업추진본부장은 부산에 오신지 20년가까이 된 것 같은데 많은 걸 느꼈을 것 같다.

▲김영석= 2004년 부산본부를 만들면서 왔다. 당시 지역균형발전이 막 시작됐지만 수도권 집중이 심해 지역에서 중대한 국가사업을 하기 힘들었다. 지금은 많이 나아진 편이다. 부산은 경제분야에서 울산과 경남과 겹치는 부분도 있고, 경쟁도 해야 하고, 많은 기업 빠져나가 힘든 상황이다. 그러나 균형발전으로 인해 부산에 기회가 올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울산과 경남과 경쟁하지 말고 같이 가자는 것이 부울경 메가시티 사업이다. 그렇게 되면 부산만의 강점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바로 해양산업이라고 생각한다. 부산항만 배후에 330만 인구가 있고 항만과 해양 관련 기관이 많다. 영도 해양특구 입주 기관들을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 해양관련 전통 산업은 물론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디지털 전환, 그린 전환, 스마트 해양으로 탈바꿈해야 한다. 해양신산업도 발굴해야 한다. 지금이 부산이 세계적인 해양수도로 가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

▲김영삼= ‘부산’하면 항만을 떠올릴 수 있는데 항만전문가가 보는 부산은 어떤가?

▲연정흠= 항만 중심으로 바라보는 부산 상황은 매우 어렵다. 미래도 그리 밝지 않다. 부산항은 연간 컨테이너 2200만개를 처리해 물동량 기준 세계 7위의 컨테이너 항만이다. 1995년 고베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부산이 동북아의 안전 항만으로 인정받으며 2000년대 초반은 세계 3위까지 주목받는 글로벌 물류 허브항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있었다. 중국의 경제와 산업이 굉장히 활성화되면서 부산의 항만 지위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지금 전 세계 10위권 항만을 보면 7개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봤을 때, 항만 도시 부산은 계속 물동량이 떨어지고 규모도 축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삼=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은데 강점도 많지 않나.

▲연정흠= 부산항의 강점은 처리 컨테이너 중 약 52%가 환적화물이고, 국내 수출입화물은 48% 정도로 한국 제1의 무역항으로서의 존재감이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환적화물은 제 3국에서 오는 화물이다. 이 화물들이 모이는 이유가 부산항의 뛰어난 해운 네트워크, 항만 시설, 생산성, 항만에서 작업하는 인력에 대한 기대감 등이다. 항만 자체의 경쟁력은 계속 유지될 수는 있으나, 순위는 떨어질 수 있다고 본다. 노르웨이 컨설팅회사 ‘메논’이 세계 해운항만도시 경쟁력(월드 마리타임 캐피탈)을 2년마다 평가하고 있는데 2019년 기준 부산은 세계 10위권이다. 항만 경쟁력은 7위, 조선이나 기자재 부분은 세계 4위이다.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은 해운 도시로서의 발전 가능성, 미래의 성장 잠재력 같은 부분이다. 부산은 이 부분에서 14위로 평가받고 있다. 그래서 그런 부분이 굉장히 약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래도 항만을 끼고 있는 도시가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이 여러 개가 있어 제대로 활용하면 부산도 성장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김영삼= 부산 산업 등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상공회의소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고 본다.

▲심재운= 부산인구가 계속 줄고 있어 문제다. 합계 출산률도 서울을 제외하면 대도시중 가장 낮은 수치다. 또 잠재력에 있어서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청년층(19~34세)의 비중이 2011년 22.6%였는데 지금은 19%이다. 65세 이상인 고령층은 2011년 11.8%에서 20.3%로 높아졌다.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또 고령층 비율이 청년층 보다 높다. 이것이 효용성이나 효율성 등 생산성 측면에서 잠재 성장력이 떨어지는 직접적 원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김영삼= 인구 감소는 한국 전체의 문제이지만 부산의 경우 역외 유출이 더 큰 문제 아닌가.

▲심재운= 구조적 문제 중 하나가 인구 이동이다. 부산은 10년간 순유출이 계속 일어나는 상태다. 최근 10년간 순유출 된 인구의 평균 30% 이상이 30~40대라는 점은 심각하다. 인구의 연령대별 구조와 순유출에 있어서 구조적인 측면에서 상당히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부산의 경제력이라고 할 수 있는 GRDP(지역내총생산)의 경우 2019년 93조원 규모다. 2010년과 비교하면 전국 비중이 10년 내내 하향하고 있다. 부산의 경제력이 계속적으로 하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간 GRDP 연평균 성장률이 전국평균 4.2%인데 부산은 3.7% 다.2019년 기준 부산의 1인당 GRDP는 2760만원 정도인데 대도시중 가장 낮다. 산업별로 보면, 서비스업과 건설업 비중은 조금씩 느는데 제조업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또 항만 경쟁력은 2011년도 5위, 2019년 6위, 2020년도 7위로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10여년간 계속되는 인구 유출 심각한 상황

지역산업·경제 성장잠재력 약화하는 주요인

혁신 스타트업 등 청년들 희망사다리 놓아야

영상·영화 포함 부산만의 콘텐츠 세계화 절실

▲김영삼= 회원 기업 등 산업 현장은 어떤가.

▲심재운= 부산 제조업 매출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기업 수는 큰 변화가 없지만,여러 구조적 취약성으로 기업의 매출이 줄고 있다. 상의에서 작년 재무제표가 확인되는 2200여개 정도 제조 기업들을 확인했더니, 매출이 45조7000억원 정도 나오는데 2019년에 대비해서 6.3% 감소했다. 매출이 10년간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다 영업이익률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국 평균 영업이익률이 5~6% 인데 부산은 3.9%이다. 전국 평균의 절반 밑으로도 떨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그러면 기업의 투자 여력이 줄고 장기적으로 부산 제조업이 성장 기반과 여건이 취약해질 수 밖에 없게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부품 및 소재산업도 취약한 상태다.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지가 과제다.

▲김영삼= 문화 부문도 부산이 고민해야 할 부분 많은 것 같다.

▲최선희= 30년 동안 시립예술단에 몸 담다 보니 부산의 문화 인프라가 대한민국 제2도시 위상에 충분하지 않다는 생각을 줄곧 해왔다. 오페라하우스, 아트센터 등 국제적 문화시설을 건설하고 있고 부산시립합창단이라든지 시립교향악단 등 상당히 높은 수준에서 연주하고 있다고 본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문화시설, 문화행정,문화교육 등의 영역에서 개선되어야 하는 부분이 많은 것 같다. 한류열풍이 일어나고 우리나라 문화가 세계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문화예술에 대한 기초적인 교육이나 정신적인 또는 철학적인 개념을 알려주는 교육이 안되고 있다.

▲김영삼= 지금의 부산을 진단해 보니 행정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 생각이 든다. 5년마다 치르는 대통령 선거와 4년마다 치르는 지방자치단체장 선거가 행정을 발전시키기보다는 오히려 행정의 정치 중립성과 전문성을 크게 훼손시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대통령 공약, 시장 공약 등을 빌미로 기존의 법이나 조례를 훼손시키거나 공직임명권의 자의적 행사로 행정조직의 질서 뿐 아니라 행정윤리나 공직자들의 사기에도 문제를 가져 오는 것 같다. 도대체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났는지 얘기해 보자.

전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정예진 기자
전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 정예진 기자

행정칸막이 많아 협업 부족

부울경 긴밀한 협조 필요

항만정책 부산 권한 더 줘야

▲전진= 1991년 지방의회 부활과 1995년 단체장 선거 이전 임명제 시절에는 중앙정부가 임명한 인사 중에는 부산을 어떻게든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인 사람이 드물었다. 공무원도 제대로 부산을 발전시킬 수 있는 일을 하지 못하는 그런 시절이 계속되다 보니 부산이 제2의 도시로서의 제 몫을 하지 못하게 된 그런 결과가 되어버렸다. 이제 지방자치제가 부활한지 30년 가까이 되면서 공무원들도 충분히 애향심 가지고 일할 분위기는 되어 기대감을 갖고 있다.

 

# 스타트업 활성화

 

▲김영삼= 코로나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종이 자영업인 것 같다. 자영업을 좀 더 들여다보면 전문적인 기술이 없어도 할 수 있는 생계형 자영업이 있다. 이들도 일종의 스타트업이다. 문제는 생계형 스타트업이 너무 많다는 점이다. 부산의 스타트업의 성과와 부산만이 갖고 있는 문제가 있는지,부산이 스타트업을 활성화시키는데 어디에 더 중점을 둬야 하는지 궁금하다.

▲김영석= 2022년도 중기부의 스타트업 예산이 19조원으로 사상 최대이다. 중기부는 3대 중점 투자 방향을 설정했다. 그 중에 글로벌 혁신 벤처 스타트업 육성이 한 분야다. 19조 중 약 3분의 1이 여기에 투자된다. 말 그대로 글로벌이고 혁신이고, 디지털, 그린, 스마트, 탄소중립, ESG 등의 이슈가 들어가지 않으면 일단 지원받기가 힘든 상황이다. 부산에서도 청년 창업 등 스타트업을 유도를 해야 하는데, 위와 같은 키워드에 대한 방향성을 갖고 유도해야 한다. 창업과 관련된 기관이나 대학에서 방향성을 가지고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김영삼= 2021년 12월 초 부산상공회의소가 개최한 ‘스타트업 데이 99℃’ 행사에 눈길이 갔다.

▲심재운= 2021년 5월 부산의 스타트업 실태를 조사했다. 부산 유관기관에서 관리하고 있는 스타트업이 1500개나 됐다. 소상공인과 다르게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한 창업을 통상적으로 스타트업이라고 한다. 2016년부터 해서 2020년까지 5년간 전체 창업 기업 중, 기술 기반 스타트업 창업 비율이 부산은 서울을 포함한 7개 대도시 중 6위다. 스타트업 생성 기반인 소상공인을 포함해 전체 창업률도 17개 시도중 15위다. 창업기반도 부산이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스타트업들이 얼마나 투자 받는지 확인했는데, 전국 상위 20개 투자 유치 기업중 부산은 한 곳도 없다. 부산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이 활성화 되려면, 투자기반이 공고히 되어야 하는데 부산에서 생긴 스타트업도 투자를 서울에서 대부분 받는다. 스타트업 99℃ 행사는 기존 부산 선배 기업을 스타트업과 연계해서 지역의 새로운 투자문화를 조성해보려고 진행됐다. 파일럿 형태로 진행됐는데, 2022년에는 성과 중심으로 확대해서 진행할까 한다.

▲김영삼= 심 본부장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부산 제조업의 새로운 과학기술 도입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과학기술 인력, 협업, 이노베이션 구축 등을 위해 부산산업과학혁신원이 다양한 자료 분석과 정책 제언을 많이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김영석= 비스텝은 2015년 설립돼 부산의 과학기술 정책과 중대형 연구개발(R&D)사업을 맡고 있다. 많은 기획도 하고 정책을 만들었지만 바로 시정 업무에 반영이 되지 못해 지역 산업계의 체감 변화에는 한계가 있다. 만들어진 정책이 즉각 반영되도록 하는 거버넌스 체계가 미흡하고, 의사결정 체계가 명확히 확립되지 않은 것도 있다. 그래서 비스텝이 만들어지면서 과학기술진흥위원회라는 것을 만들었다. 부산시장이 이사장을 하고 있다. 아직 형식적인 위원회에 머물러 있는데 활성화가 필요하다. 위원회가 활성화 되면 기획한 사업들이 바로 시정에 반영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 비스텝은 또 부산시의 모든 R&D사업에 대한 성과를 평가하고 예산 배분을 조정한다. 이러한 역할은 부산이 최초로 시도하는 것이다. 다른 지자체에서 많이 벤치마킹 하고 있다. 앞으로 지역 균형 발전으로 인해 지역 쪽에 지원이 점차 확대되면, 지역 R&D 규모 확대될 것은 자명하다. 비스텝의 역할에 대한 실효성이 제고될 수 있는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영삼= 문화 분야도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오징어게임 뿐 아니라 방탄소년단(BTS)등의 세계에서 인정받는 문화의 등장으로 문화와 경제가 밀접한 관계성을 갖고 있는 것이다. 부산은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의 시기일 때 일본 문화 유입의 전초기지로 한국 문화를 이끈 적이 있었다. 문제는 현재 부산의 이러한 문화도시 강점이 상당히 사라지고 있고, 과거 한 때 부산국제영화제 위상이 굉장히 높아졌고 이를 바탕으로 부산이 영화 및 영상 혁신도시로 선정되는데 유리하기도 했다. 지금은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논의되면서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가버렸다고 한다.

▲최선희= 세계적인 한류 열풍으로 한국은 문화 방면에서 굉장한 영향력을 주고 있다. 한류 열풍의 성공 요인은 선진국에서 도입한 제작 기술을 독창적으로 개발 및 발전 시키고 예술인들의 뛰어난 엔터테인먼트 활동에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의 감성, 문화 정체성 등과 같은 고유한 특성이 국내에서 개발된 문화콘텐츠에 잘 녹아서 세계인들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결과물이 서울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것이 안타깝다. 부산에는 영상위원회 등 영화관련 조직이 있다. 영상 기술은 물론 후반 제작 등 일정 부분의 노하우가 부산에 있다. 이러한 기반을 새로운 기술과 접목해서 아이템을 개발하면 잘 살릴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한다. 제가 몸담고 있는 부산시립합창단은 한국 고유 역사적 정체성을 담은 창작뮤지컬 ‘오!나의조국’이라는 공연을 했는데 굉장히 큰 성과를 거뒀다. 몇 년 전 세 차례 걸쳐서 레미제라블 공연을 했다. 거제문화회관에 초청 받았는데 앵콜이 계속됐다.

 

# 문화도시 부산

 

▲김영삼= 부산시립합창단의 공연도 수준높다는 평가를 받는 걸로 아는데.

최선희 부산시립예술단원. 정예진 기자
최선희 부산시립합창단 단원. 정예진 기자

지역별 특화된 문화 개발

문화예술 산학브런치 주목

국제문화축제도시 조성 제안

▲최선희= 새 지휘자가 오면서 수준 높은 공연을 하고 있다. 예술작품이나 공연작품이 좋은 콘텐츠를 가지고 있으면 문화 상품으로 충분한 가능성을 가지게 된다고 본다. 최근 부산테크노파크에서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산학브런치 구축사업을 한다고 들었다. 학교와 지역 특성의 장점을 살린 작업을 지속적 그리고 효율적으로 추진하면 얼마든지 질 좋은 문화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문화 행정가들도 통제와 권위의식 등 구태의연한 생각에서 벗어나 문화예술인들을 적극적이고 지속적으로 지원하면 문화예술도시로서 재탄생할 가능성 있다고 본다. 장기적으로 볼 때는 BTS 등 일류 스타들의 활동거점을 부산에 유치해 부산을 문화축제도시로 만들 수 있다면 경제 시너지 뿐 아니라 문화 시너지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김영삼= 정미조, 조영남에 이어 가수 솔비 등이 국제적으로 미술 활동을 하는 등 문화 영역이 파괴되고 있다. 미술과 음악 공부에 엄청난 돈과 시간을 투입하고도 생활비 마련조차 어려운 열정 있는 젊은이들의 문화 욕구나 재능을 스타트업과 연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술을 문화에 고정시키지 않으면서도 문화적 욕구를 확산시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것이 있다면 공유해달라.

▲최선희= 최근 문화 예술은 고유 영역을 고수하는 것을 벗어나서, 여러 장르 융합을 한다. 예술가의 멀티플레이어 역할도 증대되고 있다. 문화예술인이 정말 탁월한 능력을 갖지 않고서는 생활하기 어렵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프랑스나 독일같은 문화 선진국에서는 예술인을 위한 여러 지원 제도가 잘 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체계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공무원이나 문화 행정가들은 예술인들을 통제하거나 지나친 간섭을 하는 등의 과거 관행에서 벗어서 예술인들의 자율성과 자유로운 정신세계를 존중했으면 한다는 바람이 있다.

▲김영삼= 보통 국가든 지역이든 크게 변화하려고 할 때 시도되는 프로젝트를 메가 프로젝트라고 부른다.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어젠다를 정하고, 정책을 분석한 후 집행해서 효과가 나오는데는 20~30년 걸린다. 그래서 급조해서 대통령 후보가 오면 부산시에서 이것저것 모아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요구를 하고, 그 중에 몇 개가 당첨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되면 관심도 없고 메가 프로젝트를 진행할 중앙 부처에서도 사전 논의된 것 없어서 별로 관심을 안 가진다. 부산시도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 메가 프로젝트를 제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2030부산 엑스포 유치와 가덕신공항을 국가사업으로 추진해달라는 것이다. 부산시가 지역 전문가, 연구기관, 대학과 함께 마련해야할 프로젝트가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나?

▲전진= 행정분야에 너무 칸막이가 높다. 부울경이라고 하지만 부산, 울산, 경남 간의 협동이 잘 안 된다. 신공항 문제 등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부산만 강력히 원하는 것이지, 경남과 울산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것 같다. 부산항이 동북아시아의 선진 항만이지만 다른 지역은 관심을 안 가진다. 단체장 선거도 지역단위로 각개약진하는 식이다. 부울경은 단체장들이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서 추진해야 한다. 공무원도 경남도에서 근무하다가 부산도 근무하는 등의 교류를 해서 부울경이 하나라는 인식을 갖게 해야 한다.

▲김영삼= 싱가포르는 기름 공급 기지와 항만금융의 시너지를 내 세계적인 항구도시가 됐다. 러시아 등이 북극항로에 큰 관심을 보이는데 부산은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전진 부시장은 북극항로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

▲전진= 행정체제의 문제다. 부산항만 배후에는 330만 부산시민이 자리 잡고 있어 부산항의 발전이 가능했다. 그런데도 항만개발과 관리는 100% 중앙정부가 맡고 부산 지자체에는 권한이 없다. 제가 현직에 있을 때 시 산하 항만공사를 만들어 부산항을 부산시가 관리하겠다고 해수부에 요구했더니 해양수산부 직할 항만 공사를 만들고, 항만공사 부책임자는 부산시 공무원이 맡아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해수부 출신으로 채우는 것을 보고 혁명적인 제도 개혁이 간절하다고 생각했다. 오늘 지도를 하나 가져왔는데 이 지도를 보면 유라시아 대륙의 관문도시로서 부산의 가능성이 보인다. 부산에서 출발해 경부선, 경의선 거쳐 시베리아 철도, 트랜스 시베리아 철도, 트렌스 차이나 철도 그리고 모스크바에서 베를린, 파리로, 리스본으로, 런던으로 연결되는 철도의 시종점이 부산이 될 수 있다. 아직 북극항로가 실현되지 않은 상태지만, 활성화되면 바로 베어링 해역 거치기 때문에 거리도 운항시간도 단축되는 큰 효과가 있는데 아직 실현이 안 되고 있다. 현재는 부산항에서 출발해서 홍콩, 싱가포르를 거쳐 수에즈 운하를 지나 지중해 거쳐서 서유럽으로 가고 있다. 북극항로가 활성화 되는 날이 오면, 부산이 세계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삼= 지구온난화가 심각한 문제다. 북극항로가 열리는 것은 부산에게는 큰 기회인 것 확실한 것 같다. 해양수산부 산하 부산항만공사가 부산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연정흠= 부산항만공사는 부산항에 선박에 벙커링을 하는 유류 중계 기지 시설을 만들려고 했으나 수십 년을 지난 지금까지 해결되지 않았다.그 벙커C유는 여수와 울산에서 온다. 그런 한계점이 있다. 그래서 부산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 규제로 선박 연료가 벙커C유에서 전환되는 LNG, 수소, 암모니아 등 새로운 선박유 공급에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 연료를 부산에서 공급할 수 있다면 부산에 엄청난 경제 파급효과가 있다.

▲김영삼= 북항 재개발사업도 부산으로서는 매우 중요한 사업 같은데.

▲연정흠= 항만 재개발을 해서 대형 항만을 가지고 있는 도시가 성장한 여러 사례가 있다. 부산과 유사한 사례를 영국 런던이라고 본다. 런던은 해사법과 해운법의 모범 국가다. 선박 거래를 하거나 무역을 하며 분쟁이 발생하면, 모든 법정의 준거지는 계약서에 런던으로 적게 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해사 법률 변호사 시장이 성장하게 되고 보상이 필요하게 되고, 금융이 발전하게 된다. 영국은 카나리워프(Canary Wharf)라는 항만 재개발 사업을 통해 해운지식서비스산업을 키웠다. 보험, 금융 등의 업무지구를 만들고, 전 세계 메이저 1만개 정도의 금융사와 보험사, 해사법률회사들을 유치해 모든 서비스가 이뤄지게 하고 있다. 우리도 현재 북항이 재개발되고 있다. 재개발하는 곳을 지식서비스 산업 위주로 탈바꿈해서, 더 좋은 기업이 들어오고, 더 좋은 일자리가 형성되고, 더 임금 수준이 높아가는 그 쪽으로 전환을 해 주는 것이 우리 부산항만공사가 재개발을 통해 부산시민께 돌려드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라고 생각한다.

 

# 부산의 대학 과학기술 역량

▲김영삼= 과학기술 분야에서 부산이 크게 도약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라고 보나.

김영석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추진 본부장. 정예진 기자
김영석 부산산업과학혁신원 사업추진 본부장. 정예진 기자

AI·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신

해양·헬스케어 분야에 접목

부산 신산업 창출 가능성 커

▲김영석= 현재 화두가 4차 산업혁명이다. 이 기술들 중에서 최고 핵심은 DNA,데이터(Data)·네트워크(Network)·인공지능(AI)이다. 가장 기본이 데이터다. 빅데이터를 획득해야 하는 것이다. 부산이 고려할 수 있는 두 개의 빅데이터 획득 분야가 해양과 헬스케어다. 해양은 부산이 워낙 많은 관련 기관들이 있어서 기존에 갖고 있는 데이터가 굉장히 많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해양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데이터를 다 모으는 것이다. 지금은 기관들이 주로 가지고 있는 데이터가 해상 관련 데이터인데, 해저 데이터까지 발굴해 데이터베이스화해 네트워크 통해서 데이터를 전달하고, 인공지능을 통해서 분석·가공해 서비스할 수 있는 신사업이 창출될 여지가 생길 것이라 생각한다. 또 다른 분야는 헬스케어다. 큰 병에 걸리면 주로 수도권 병원에 간다. 수도권 병원은 전국에서 치료하고 다시 내려가기 때문에 데이터가 쌓이지 않는다. 부산은 대학병원이 4개나 있다. 종합병원도 많다. 부산에 있는 사람들이 수십년간 부산의 병원을 찾았고, 병원은 그러한 데이터를 쌓아놓는다. 이를 전부 디지털로 전환해서 데이터베이스화해서 빅데이터 만들어서 신산업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래서 두 개의 빅데이터 분야가 부산이 가야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삼= 상공회의소는 부산시와 협력해 이런 부문 정책 제시할 것 같은데 크게 보는 내용은 무엇인가?

▲심재운= 지난해 12월 20일 부산시와 협의체 회의가 있었다. 다가오는 대선 과제부분에의 협력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었다. 이번 대선 과제 핵심은 예년과는 다르게 부산상의도 부산시도 부울경의 협력과제를 별도로 어젠다를 두고 의제를 뽑았다. 종전에는 지역현안에 우선 중점을 뒀지만 이제는 기업의제에 중점을 뒀다. 예를 들어 시가 공항 건설에 우선 순위를 두면 상의는 공항 운영 등을 통해 지역의 부가가치 창출할 수 있는 공항공사, 항공산업의 생태계, 공항의 원활한 운영, 공항의 위상 강화 등을 위해 저비용항공사(LCC)와 같은 항공기업의 기업자산을 부산에서 어떻게 강화시킬 것인지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런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부산상의는 기업쪽 어젠다에 가까운 쪽으로 구성을 했다. 메가시티가 사실 부산의 가장 큰 어젠다다. 대선 어젠다로도 먹힐 수 있는 부문이라서, 여러 가지로 고민을 하고 있다.

 

# 부울경과 2030엑스포

 

▲김영삼= 2030엑스포 유치도 부울경이 협력해야 할 분야라고 보는데.

▲심재운= 부산시는 2030세계엑스포를 부울경의 어젠다로 가져가고 있다. 그래서 부울경을 하나로 묶기 위해서는 지역을 압축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부산상의는 부울경 어젠다의 가장 큰 핵심 부문을 광역 교통망 구축으로 보고 있다. 부울경 어디서든 30~40분만에 접근할 수 있는 교통망이 구축되면 부울경주민은 한 덩어리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고, 그 때부터 부울경은 메가시티로 가는 기반이 조성된다고 본다. 부산상의는 그 부분에 대해 대선 과제의 가장 핵심으로 반영시켜볼까 한다. 광역교통망은 지금 추진되는 게 6개가 있고, 그 중 4개는 사업이 반영되어 있다. 그런데 3~4개 정도는 지금 계획중인 것만 있다. 이것을 빨리 현실화 시키고 국비 반영률을 높여나가는 게 사실 부울경의 가장 큰 과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김영삼= 그동안 부산 제조업의 취약한 이유로 땅값이 비싸서 혹은 부산시나 중앙정부의 지원 부족 등 상투적인 대답이 나왔다. 이런 사고방식은 인공지능과 3D프린팅 결합으로 점차 설자리를 잃고 있다.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다. 기업이 바뀌어야 한다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젊은 인력들을 유입시켜 제대로 된 새로운 교육을 시켜서 역량을 강화시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인재가 유입되려면 교육 역량이 커야 하다는 문제도 있는 것 같다. 현재 부산의 큰 문제는 인력 유출이다. 이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의견을 나눠보자.

▲전진= 우수한 인재들이 도시에 유입되려면 문화, 생활, 환경, 교육 등 종합적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이는 장기간 소요될 것이라고 본다. 단기적으로 당장 해야겠다 싶은 것은 대기업을 어떻게든 유치하는 것이다. 이는 시장 노력에 따라서 가능하다고 본다. 기업 금융을 지원하는 산업은행을 지방균형발전 차원에서 지방에 이전시키려고 할때 부산에 유치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산업은행 유치 노력을 계속되야 한다. 한국거래소(KRX)가 문현금융단지에 입주해 있지만 알맹이는 아직 서울 여의도에 있다. 실질적인 부산이전이 시급하다고 본다. 주택금융공사도 경영진은 서울에 다 있다. 이들이 부산에 올 수 있도록 생활여건을 개선해주는 쪽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생활 여건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교육이다. 부산에 종합대학 12개가 있고, 전문대학도 12개가 있다. 대학의 질을 많이 높여야 한다.

▲김영삼= 상공회의소도 부산 기업체의 인력문제를 잘 알고 있을텐데.

심재운 부산상의 경제정책본부장. 정예진 기자
심재운 부산상의 경제정책본부장. 정예진 기자

시·상의 지역의제 역할분담

대선 공약화에 더 효율적

광역교통망 보강 부울경 과제

▲심재운= 부산 핵심성장동력 산업단지는 주로 외곽에 있다. 사상과 강서구 식만동을 연결하는 대저대교는 2019년 이후 시민단체 반대 등으로한 발짝도 못나가고 있다. 교통난이 지속되면, 결국 서부산권 공단의 인력 구하기가 어렵게 된다. 그렇다고 부산의 기업 근무여건이나 근로환경이 좋은 편도 아니다. 인재와 관련되는 부분은 사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하는 문제다. 상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알을 낳는 닭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인재 유입을 위해 인재 양성 교육의 필요성을 갖는 기업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 유치는 부산이 목이 아플정도로 외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유치한 것은 르노삼성차 공장이다. 르노의 해외 생산 기지 정도인 삼성차 공장이 10년째 부산에서 부동의 매출 1위를 하는 것만 봐도 부산의 기업현황이 암담하다. 또 안타까운 사실은 매년 1년에 한 번씩 전국 매출 1000대 기업 중에 부산 몇 개 있는지 부산상의가 발표한다. 그런데 10년 전에는 56개 정도가 있었는데, 2020년 기준으로는 38개다. 더 안타까운 것은 그 안의 기업 구성이 안 바뀐다는 점이다. 건설업체가 분양실적이 좋아서 들어갔다 나갔다 하는 것을 빼고는 새로 진입하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 의미다. 최근 10년 동안 그래도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으며 새로 부산에 생긴 기업은 에어부산, 현대글로벌서비스다.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직장이다. 이 두 개 빼고는 유치된 기업은 대부분 중소규모 기업이다. 대기업 유치가 실제로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법인세, 지방세 조금 감면한다고 오진 않는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큰 고민거리중 하나는 가업상속이다. 부산시가 정부와 상속세 감면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쉽지 않다고 본다. 상속세 감면은 반기업 정서와 연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부산 입장에서는 어떤 형태든 새로운 기업의 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는 기업 생태계 조성하고, 일자리 만들고, 그 일자리를 통해서 인재를 공급받을 수 있는 선순환적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고 생각한다. 상의도 이런 부분 역할 할 수 있도록 노력을 많이 할 계획이다.

▲김영삼= 문화부문은 어떻게 보나? 다양한 영역에서 젊은이들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것 같다.

▲최선희=유입도 중요하지만 유출을 막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지역별로 독창적인 문화를 특성화시켜서, 거기서 활동하는 문화인들의 유출을 막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그래서 부산을 국제문화축제도시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세계인이 와서 축제를 즐길 수 있다면, 많은 사람이 모여들고 시너지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문화예술 분야에서만큼은 ‘패스트트랙’ 제도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법률이나 조례 제정 등의 과감한 조치가 있 었으면 한다.

 

연구기관 지역화로 고급인재들 유출 차단

대기업 등 부설연구소 유치도 현실적 대안

국적 상관없이 인재영입 창구 열어둬야

지역대학의 교육과정 차별화 전략 필요

 

# 부산의 대학 역량

 

▲김영삼= 과학기술 분야에서 볼 때 부산의 대학 역량은 어떻다고 보나?

▲김영석= 부산엔 대학이 많은데도 서울의 대학원 BK21 프로그램이나 링크사업에 참가하는 학생들이 많다. 대학원 사업의 절반을 타 대학으로부터 인력을 보충하는 옵션이 있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산 학생들이 서울로 올라가면서 우수한 인력들이 유출되고 있다. 인재 유입도 중요하지만 인재 유출 방지가 우선이다. 비스텝에서 부산의 인재들이 어떤 이유로 밖으로 나가는지 경로추적을 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 일단 나가는 것을 막아야 하는 것이다. 인재들이 갈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것이 연구기관이다. 전문 생산기술연구소나 정부 출연연구소 등은 경쟁하는 체제다. 그래서 우수인력이 잘 안 간다. 그런데 예산이 지원되는 국책연구소는 다르다. 우수인력은 안정된 연구 환경에서 생활하기 위해 국책연구소는 간다. 정책적으로 국책연구소를 부산에 많이 유치해야 한다. 중앙에 있는 강소기업들을 혜택 준다고 오라고 해도 안 오는 것이, 가도 사람이 없고 전문가가 없다고 한다.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하는 문제다. 그래서 알을 품을 수 있는 기관을 만들어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인력 유출 방지 문제 해결책 중 하나다. 인력 유입 부분도 생각을 좀 바꿔야 한다. 한국 국민이 아니어도 된다고 생각해야 한다. 우리보다 조금 경제적으로 어려운 나라의 똑똑한 인재도 많다. 미국도 전 세계에서 온 인재들로 발전한 나라다. 이 점을 부산에서 생각해야 한다.

▲김영삼= 부산 기업체도 인력난이 있을 것 같고, 외국인 근로자들이 많이 근무하고 있을텐데.

▲심재운= 인력난은 기업 현장도 마찬가지다. 외국인들이 3D 업종에만 근무하는 것이 아니라 R&D 분야에도 부산의 대학이나 대학원 졸업 후 근무 하고 있다. 기업 현장에서 3D업종도 마찬가지고, R&D 인력의 경우에는 유출을 많이 걱정 한다. 외국인이 한국인 성향과 다르기 때문이다. 상의에서 외국인들 고용 및 임금실태를 조사해 대책이나 정책 피드백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김영삼= 항만공사도 해운 항만 인력 양성이나 고급화 등을 지역의 교육과 연계시켜서 고민을 할 것 같다.

▲연정흠= 저희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인력 유출이고 둘째는 인재가 없다는 것이다. 인력유출 문제는 다양한 국가지원과 부산시 지원으로 해운항만 물류 전문인력 양성사업을 한국해양대나 부경대, 동명대 등과 진행한다. 1년에 400~500명 양성되는데 70%가 유출된다. 교육 과정은 문제가 없다.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을 정도로 부산 대학들이 교육을 잘 한다. 그래서 수도권 기업들이 데려가 버린다. 나머지 30%가 부산에 있다. 영도 동삼혁신지구로 이전한 해양 관련 국책연구기관은 지역인재채용 비율이 40%로 보장되어 있는데, 뽑으려면 사람이 없다고 한다. 부산에 석박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육 과정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한 것 같다.

▲김영삼= 항만분야의 요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연정흠= 터미널 운영 시스템을 만드는 부산지역 기업의 예를 들어보겠다. 이 회사에 입사해 3~4년 일을 배우면 대리급으로 승진하게 되며 프로그램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다. 이 때 수도권에서 연봉 3배를 제안하면서 데려가 버리는 것이다. 요즘은 DNA라고 해서 정부 지원 사업이 많다. 그래서 판교 쪽에서도 지역 사람 데려가려고 한다. 그래서 지방에는 빅데이터 전문가가 없다. 키워놓으면 수도권에서 데려가 버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DNA 해운항만 관련 300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1년 조사를 했는데, 94%가 인력양성에 관심이 없다는 답변을 했다. 지금 하는 것도 힘들고 버겁다고 한다. 그래서 교육과정 차등화, 특성화도 좋지만, 기업들이 DNA나 빅데이터를 접목해서 기업 자체를 고도화해주는 정책들이 필요하다고 본다. 또 하나 재밌는 현상이 있다. 부산항만공사가 최근 스마트항만 만들면서 R&D 사업을 많이 진행하고 있다. 함께 진행하는 컨소시엄 사들이 서울에서 부산으로 오기 힘드니, 부산에 기업부설연구소를 만들고 있다. 한 곳은 14명 정도의 부설연구소를 만들어 대연동에 자리 잡았다. 이를 계속 확장하면, 본사는 오지 않아도 부설연구소나 지사를 계속 유치할 수 있다. 그리고 회사에서 인력들을 내려 보내면 그들은 내려와서 근무한다. 항만공사는 15명 중 최소 8명은 지역인재를 뽑아달라고 요구했다. 이런 것도 좋은 인력 확보 방안이라고 본다.

▲김영삼= 부산시가 출자·출연한 기관이 많다. 상공회의소는 이들 기관과 부산 기업체의 당면 문제 등에 대해 여러 가지 협력이 진행될 것 같은데?

▲심재운= 부산에 기업을 지원하는 비스텝,테크로파크 경제진흥원 등 여러 기관이 있고 다양한 R&D 전략이 나오고 있지만, 이를 수용하는 전술적인 측면에서는 쉽지 않은 것 같다. 기업을 조사해 보면 부산 기업들이 부품이나 소재 등을 중심으로 거래관계가 나오고, 원청이나 하청 등의 거래 관계로 묶인 경우가 70~80%다. 이런 기업들은 연구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부산 기업들의 큰 과제가 이런 부품 및 소재로 구성된 취약한 거래관계의 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다른 한 편에서는 글로벌 밸류체인으로 독자적인 기술을 강화하는 것이다. 부산이 조선이나 자동차 부품을 중심으로 한 부품 및 소재 분야가 주력산업이기 때문이다. 이를 버리고 갈 수는 없고 이를 고부가 시켜주는 전략이 필요하다. 거기에 새로운 성장 산업들을 붙여나가는 것이 전략인데 조사해보면 기업들이 관심이 없다. ESG나 환경과 관련된 이슈들이 굉장히 부각되는데도 기업이 준비 안하고 관심조차 없다. 원청만 쳐다보면 되는데, 다른 것은 할 필요 없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부산 기업들의 R&D가 대체로 사업 다각화나 신제품 개발 보다는 단가를 낮추는 R&D쪽이 많다는 것이다. R&D 성과를 나중에 대기업이나 원청이 흡수해가니 굳이 할 필요 없다고 느끼게 되는 경험이 팽배해 있다. 기업들이 대체로 영세하다 보니 부산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도소매 기업들이 그런 걸 할 여력이 없다. 기업 스스로 필요성 느껴야 한다. 기관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어 놓아도 기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박형준 시장이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이 지산학협력센터다. 이 센터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지역과 대학의 R&D 역량을 어떻게 기업과 접목해 기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가느냐하는 것이다. 상공회의소도 2022년부터 지산학협력과 관련해서 지역 기업의 R&D 역량을 기반으로 기업을 고도화해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역할을 바꿔나갈까 생각하고 있다.

 

조선·차부품 등 분야 취약한 거래망 개선

ESG 등 환경관련 이슈에도 관심 가졌으면

부산리더들 지위 걸맞은 철학 필요한 시점

장기적 안목으로 끈질긴 도시성장 노력해야

 

# 글로벌 해양도시 성장

 

▲김영삼= 역사적으로 항구도시가 세계도시가 된 사례가 많다. 무역 혹은 상업 도시가 되면 각종 물품, 정보, 금융이 결합해 엄청난 부가가치 창출했기 때문에 이런 것이 가능한게 아닌가 생각한다. 항만공사가 볼 때 부산이 상업도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지 궁금하다.

▲연정흠= 런던이 해양 관련 지식서비스 산업을 해서 선순환 생태계 만들었다. 부산 시민이 부산항에 관심이 적다. 런던은 민간이 주도해서 ‘마리타임 런던’ 조직을 만들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이 도시를 홍보하고 산업을 유치하는 역할을 다했다. 인센티브를 주는 등의 방법으로 피드백을 하면서 선순환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부산도 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싱가포르는 세계 최고의 해양도시 ‘월드마리타임센터’가 되겠다는 정부의 정책목표가 있고 그에 맞춰 급유, 수리, 선원교대 등 영역을 해양 플랜트 수리 및 건조까지 확장해서 가져가고 있다. 싱가포르는 기업들이 자국민을 채용하면 법인세 감면, 인건비 전액 지원, 사무실 지원 등의 강한 정부 정책을 실행하고 있다. 그래서 항만도시가 글로벌 도시로 가는 장점을 갖고 있다. 항만 도시가 성장하면서 기능이 확대되는 개념은 크게 여러 기능 중에 첫째가 항만이고, 둘째가 해양관련 지식서비스고 이에 금융이 따라 붙는다. 부산도 이를 어느 정도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기반은 갖춰졌는데 유기적으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단점은 있는 것 같다. 또 글로벌 도시로 성장한 곳들을 보면 영어를 쓰는데 자유롭지만 부산은 아직 부족한 것 같다. 교통 인프라도 중요하다. 물류 쪽에서는 씨앤에어(Sea and Air)라고 해서 바다와 해상 운송 및 항공 운송이 연결되는 부분이 필요한데, 우리 부산에 들어와 연결되는 화물들은 부산으로 들어온 뒤 육상으로 인천가서 처리되고 있다. 통계적으로 연간 20만~30만개 그렇게 진행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 그런 부분이 부산에서 이뤄지면 좋을 것 같다.

▲김영삼= 부산에 해사법원을 설립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은데.

연정흠 부산항만공사 물류연구실장. 정예진 기자
연정흠 부산항만공사 물류연구실장. 정예진 기자

지역인재 유출 심각한 수준

기업들 인력양성 의욕 상실

석·박사급 지역안착 나서야

▲연정흠= 런던도 법률부터 시작했다. 이후 금융, 보험이 들어간 것이다. 부산이 해사법원 유치를 서울과 인천과 경쟁하고 있는데 반드시 유치돼야 한다고 본다. 부산이 또 하나 놓치고 있는 한국선급 활용문제이다. 2012년도 대전 연구개발 특구에서 부산 명지로 이전했는데 그 존재감을 잘 모른다. 영국 런던은 로이드선급을 통해 해양 관련 지식서비스 산업을 키웠다. 미국은 ABS, 노르웨이 DNV 등은 전 세계 글로벌 기업이다. 현재 한국선급 종사자가 900여명 정도고, 매출이 1000억원 정도다. 이들은 지식 서비스만 하다보니까 무형의 자산 없이 그냥 자연스럽게 벌어들이는데 세계 7위 정도의 규모로 하고 있다. 이 한국선급을 부산이 지원하고 키워주면 굉장히 많이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 선급에 연간 외국인 1만명 이상 방문을 한다고 들었다. 거기 교육원과 도면 승인팀도 있다 보니 해외 선주사들이 자기 배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를 보려고 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제나 울산에서 배를 건조하고 있으면 부산 선급 직원과 같이 헬기와 KTX 타고 가서 현장을 둘러보고 온 김에 부산을 관광하는 사람도 몇 천명이나 된다. 부산이 선급을 활용하면 좋은 것이 전 세계 46개 정도의 해외 지사가 있다. 여기서 모든 경제 동향이나 정책 동향을 수집하고 활용할 수 있다. 그런 부분에서 선급을 잘 키워주고 활용하면, 부산이 항만 도시로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김영삼= 영도 동삼혁신지구 입주기관과 부산 기업의 협력은 잘되고 있나.

▲연정흠= 부산시가 약한 부분이 연구개발 특구나 혁신지구를 잘 활용 못한다는 것이다. 동삼혁신지구에 국책연구기관이 입주해 있지만 실질적으로 각자 자기들의 역할이 있다. 국가에서 맡기는 연구 활동이 있다 보니까 연구결과가 지역에 잘 녹아들지 못하는데 이 부분을 잘 활용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해양 공기업 중에 해양수산과학기술진흥원(KIMST)이 있다. 서울에 지금 있는데 150~200명 규모다. 이를 부산으로 유치하면 인구 유입이라던지 도시 발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부산은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 북극항로도 아까 언급됐는데, 차근 차근 준비해 나가면 20년 내로 부산이 상업도시 항만 뿐 아니라 전체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도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어떤 리더십 필요한가

 

▲김영삼= 부산을 창조도시, 세계도시, 혁신도시, 국제도시 등 거창한 이름을 형용사로 붙인 개념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실제 부산의 모습을 보면, 그런 주장이 공허한 게 아니냐라는 의심도 든다. 문제는 왜 이들의 주장이 부산에 뿌리를 내리게 하는 동력의 노력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뿌리 내려도 소규모 성과로 끝난다. 아시안게임, APEC도 그렇다. 유치할 때는 마치 부산이 세계 도시로 발돋움할 것 같다고 하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컨벤션 도시라고 하지만, 벡스코도 조금 이익이 나면 부산시에 조금 주는 정도에서 끝이 난다. 성과가 있긴 하지만, 밀라노나 함부르크 등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컨벤션 도시와는 비교가 안 된다. 주장은 거대하나 결과는 초라한 현상이 부산에서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이 생긴다.

▲전진= 늘 생각하는 것이 지나친 중앙 집중, 서울 집중에 근본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부산에 직장을 두고도, 집은 서울에 둔다. 물론 자녀 교육 때문이겠지만, 서울의 흡인력이 너무 강하다. 안타까운 것은 부산 사람들이 애향심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산은 한국전쟁으로 갑자기 커진 도시다. 전쟁으로 갑자기 모여든 사람들이 많다 보니, 내 고향은 부산이고 진짜 부산이란 고향이 잘되어야 겠다는 애착심, 관심, 애정 이런 것들이 부족한 것 같다. 제가 지자체 근무하다보며 다른 지자체와 비교해 감각적으로 많이 느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애향심을 키우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본다.

▲심재운= 수도권 과밀화, 중앙집중 정책 등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부산에도 문제가 있다고 본다. APEC 정상회담이나 아시안게임 등 이러한 행사들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 장기적인 계획이 있었으면 자원화를 통해 부산 계획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못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그것을 못한 부분은 부산이 가진 인적, 인프라적 문제도 작용했다. 인프라 문제와 인적인 문제가 어디서 왔을까 유추를 하니, 수도권 쪽 집중에서 온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부산은 잠재력 있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도시지만, 잠재력을 증폭시킬 촉매제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이를 어디서 만들지를 고민해야 한다. 중앙에서 뒷받침이 잘 되어 있었다면, 균형발전 의지가 뒷받침 됐다면 수도권 일극체제까지는 안됐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부산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부산의 노력은 전제가 되어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과 안목 가진 지도자도 필요하지만, 그 노력을 증폭할 수 있는 정부의 균형발전정책 의지가 투영되지 않으면 부산의 노력만으로는 힘든 것이 현실인 것 같다.

▲최선희= 국회의원, 시장, 시의원 등 지도층이 더 많은 애향심을 가져야 한다. 그들 중에는 애향심을 왜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이 부족한 사람도 있는것 같다. 국회의원들이 부산을 자신의 입신양명 수단으로 쓰다가, 공천 탈락하거나 낙선하면 서울 가서 정착하는 것을 보면 부산 시민으로서 참 허탈하다. 그래서 부산 지도층들, 상류층에 있는 사람들이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계획도 중요하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실행은 물론, 사회와 부산시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확고한 철학적 이념과 실천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영석= 아시안게임 등 큰 행사를 보면 이 나라가 수도권 중심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만들어진 사업이다. 젊은 정치인들이 이용을 한 사업들이다. 중앙에서는 지역에서 균형발전을 외치니까, 시혜성으로 던져준 사업이라 일회성으로 그친 것 같다. 부산이 주도적이고 전략적으로 만든 사업이 아니라 일회성에 그친 것 같다. 이 사업들을 준다는데 안 받을 수도 없다. 그래서 효과도 미비하고 지속되지 않는 것 같다.

▲연정흠= 중장기적인 시각이 있어야 될 것으로 본다. 전체적으로 도시성장에 안목과 시각을 갖고 끈질기게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가장 큰 부분이 지역의 정책이든, 새로운 대규모 사업을 하던 간에 중앙정부 도움 안 받고 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중앙과 지방이 같이 공감과 설득을 할 수 있는 배경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논리 없이 우겨서 받는 것은 크게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본다.

 

김지혜 wisdom@ 김윤지 kimyunzee@

정예진 기자 ekak2706@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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