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리 동의대학교 펜싱부 감독

동의대, 사브르 국가대표 16명 중 7명 배출
부산 펜싱 강하지만, 실업팀 없어 부산 떠나
최근 드라마, 예능에서 ‘펜싱’ 관심 높아
“펜싱 선배로서 선순환의 계기 만들어 줄 것”

한우리 동의대학교 펜싱부 감독. 원동화 기자
한우리 동의대학교 펜싱부 감독. 원동화 기자

 

지난 2020 도쿄올림픽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한 구본길, 김준호, 최수연, 윤지수 선수가 동의대 펜싱부 출신이다. 이들 선수들이 부산에서 더 뿌리내리고 저변을 넓히려면 부산에도 ‘실업팀’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부산펜싱협회 총무이사이자 동의대 펜싱부 감독을 맡고 있는 한우리 감독이다. 지난달 30일 그를 만났다.

한 감독은 지난 16일 대한펜싱폅회로부터 유공자 표창을 수상했다. 그는 동의대 펜싱부를 11년간 지도하면서 남녀 사브르 국가대표 16명 중 7명을 배출했다. 한 감독은 “이 상은 더 잘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짧은 소감을 말했다.

한 감독은 “부산은 중,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전종목이 설치돼 있는 유일한 광역도시”라면서 “서울과 경기를 제외하고는 저변이 넓은 편”이라고 했다. 부산펜싱협회 총무이사인 그는 올해 협회가 정한 목표에 대해서도 설명하기도 했다.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는 협회, 동호인 대회 및 아시아선수권대회 유치, 협회의 사단법인화, 실업팀 창단 등이다.

한 감독이 가장 중요시 한 목표는 ‘실업팀 창단’이다. 그는 “부산 출신들이 펜싱을 못하면 모르겠는데 너무 잘하고 있다”며 “그런 선수들을 다른 시도에 뺏기기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는 “선수들이 부산에서 뛰고 싶어해도 제대로된 실업팀이 없기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다른 시도로 가게 된다”며 “타 시도에 가서도 잘하면 좋지만, 내심 부산이 영광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뺏긴 느낌”이라고 했다. 한 감독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선배로서 안타깝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부산은 제2의 도시이고 부산 펜싱에 대해서 큰 자부심이 있는데, 실업팀 하나 있으면 우리 선수들을 다른 시도에 보내지도 않아도 되고, 좋은 선수들을 더 길러낼 수 있다”며 “부산 기업들이 정말 관심을 많이 가져주셔서 부산 펜싱의 저변이 더 넓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최근 장인화 부산체육회장에게 실업팀 창단과 관련해 의견을 전달했다.

펜싱은 지난해 올림픽 이후 미디어를 통해 관심이 높아졌다. 최근 케이블 tvN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종합편성채널 MBN 예능 ‘국대는 국대다’에서 펜싱을 주로 다뤄 눈길을 끌고 있다. 한 감독은 “미디어에서 펜싱을 주로 다뤄준다는 것 자체에 감사함을 느낀다”며 “펜싱에 대해서 몰랐던 분들이 펜싱에 대해서 알 수 있도록 좋은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적으로는 펜싱 외 유명한 분야에서도 펜싱 출신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씨름의 이만기 교수님과 방송인 강호동도 방송으로 씨름을 널리 알렸다고 생각하기에 펜싱 출신 유명인이 나오게 되면 우리 펜싱이 조금 더 대중들에게 관심을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펜싱은 흔히 ‘귀족 스포츠’라는 편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생활체육 및 클럽체육으로 우리 생활에 많이 들어왔다. 한 감독은 “처음에 시작할 때 돈이 많이 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아이들의 경우 민간 클럽 기준으로 태권도장을 다닐 정도의 비용으로도 펜싱을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골프와 테니스도 처음에는 귀족스포츠라고 했지만, 지금은 생활체육화된 부분이 있다”며 “펜싱도 앞으로 클럽 등이 더 생기고 저변이 확대되면, 자연스럽게 펜싱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클럽 등을 통해서 초등학교에서부터 펜싱 선수로 입문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현재 초등학교에 펜싱부가 설치된 곳은 없는 곳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선수들 대부분이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펜싱을 시작한다. 한 감독은 “축구의 차범근 감독님이 말씀하시길 ‘당시에 독일에서 선수 생활을 함녀서 느낀 것은 유소년 시스템이 발전을 해야 나중에 좋은 국가대표를 길러내고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고 느꼈다’고 말한 적 있다”며 “우리나라나 부산이나 모두 펜싱강국, 펜싱 메카도시로 성장하려면 ‘유소년 프로그램’ 등의 저변확대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 감독이 동의대 펜싱부 감독으로 있으면서 가장 기억의 남는 선수로는 남자는 김준호 선수, 여자는 윤지수 선수를 꼽았다. 그는 “진짜 펜싱에 ‘미쳤다’고 할 정도로 열심히 노력한 부분을 알고 있기에 너무 기억에 남는다”며 “구본길 선수가 ‘타고난’ 선수 스타일로 우리나라 펜싱의 시작을 알렸다면, 김, 윤 선수는 꾸준한 노력으로 펜싱만 생각하고 펜싱의 인기 전성기를 연 선수”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감독은 “펜싱인의 한 사람으로서 펜싱은 저의 것이 아니라 지금 뛰고 있는 선수, 후배들의 것이다”며 “선배 펜싱인은 좋은 것을 후배들에게 물려주고, 후배들은 잘 이어받아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면되는데, 부산에서 실업팀이 생긴다면, 그런 선순환의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항상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한우리 동의대학교 펜싱부 감독. 원동화 기자
한우리 동의대학교 펜싱부 감독. 원동화 기자

원동화 기자 dhwon@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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