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순환경제’ 출판기념회

사회적경제·지역화폐·관련정책연구 등 국내외 다양한 사례 소개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순환경제’ 출판기념회에서 공동저자들이 발제하고 있는 모습. 홍윤 기자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순환경제’ 출판기념회에서 공동저자들이 발제하고 있는 모습. 홍윤 기자

 

‘지역소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지역경제가 위기에 빠졌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지역의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순환경제로 지역경제의 새 판을 짜야 앞으로 지역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견을 담은 도서가 발간, 부산에서 출판기념회가 열렸다.

부산참여연대와 사단법인 시민정책공방은 27일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순환경제’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번 출판기념회는 최근 발간된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순환경제’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으로 공동저자로 참여한 7명 중 6명이 참여해 책 내용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먼저 편저자로 참여한 양준호 인천대학교 교수는 지역순환경제에 대한 담론의 진화를 주장하고 나섰다. 기존의 지역경제 안정화라는 과제를 넘어서 시민의 안전, 기후변화 등 다양한 사회적 담론에 연계해 대응하는 지역경제의 생태적 전환 등의 다양한 담론을 포괄하는 방향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양준호 교수는 “기존 (지역화폐 등과 같은) 지역순환경제에 대한 담론은 지역재화의 (외부유출 등에 맞서) 지역경제의 안정화, 내발적 발전을 담보해내는 측면을 중심으로 진행됐다”며 “앞으로는 자본의 활동영역으로서의 지역이 아닌 시민의 생활영역으로서의 지역이라는 패러다임의 전환을 통해 탈성장담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부변수에 민감한 기존의 경제체제가 일자리 창출, 물가변동, 물류불안, 자연·지역 경제생태계 파괴 등으로 인한 시민안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맥락으로 이해된다.

이어 발제에 나선 각 저자들은 국·내외 사회적경제, 지역화폐 등 지역순환경제에 대한 구체적 사례를 책에서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창규 인천대학교 후기산업사회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미국 클리블랜드와 영국 프레스턴의 사례를 책을 통해 소개했다. 이 두 지역의 사례는 사회적경제를 통해 지역불균등에 대한 지역의 대응과 시민주도 지역순환 경제로의 패러다임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라는 것이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곽동혁 전 부산시의원은 지난 민선 7기에서 추진된 부산지역화폐 동백전을 추진하며 연구한 영국 브리스톨 지역화폐 ‘브리스톨 파운드’와 인천광역시의 ‘인천e음’의 사례를 소개했다. 곽 부산시의원에 따르면 이들 지역화폐의 사례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지역화폐 정책의 키워드는 ‘지속가능성’이다.

곽 전 의원은 “현장방문 전 도서 등으로 학습할 당시에는 이른바 ‘잘 나갈때’를 공부했다”며 “막상 현장에 방문했을 당시에는 정체기여서 실망하기도 했다”고 당시의 감상을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브리스톨파운드 운영기관의 사무국장은 10년을 유지하고 향후 10년 동안에도 이어질 것이라며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며 “브리스톨파운드 운영기관들도 결제과정에서 발생되는 비용절감이나 캐시백 이외의 편익을 만들어 내 지속가능성을 담보해내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점순 인천대 후기산업사회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역화폐 발행주체 등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이 연구원은 지역화폐를 △중소기업지원 등을 위해 스위스·핀란드와 같은 국가에 도입된 ‘자금융통형’ △지역의 공동체성강화를 위해 도입된 노원구 지역화폐, 일본 아톸 지역화폐 등과 같은 ‘커뮤니케이션형’ △소비촉진을 위해 만들어진 브리스톨파운드, 인천e음과 같은 ‘소비촉진형’ △환경보전 등을 목적으로 하는 지역화폐 등으로 분류했다.

특히 지역화폐의 기능에 따라 우리나라와 같이 지방정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경우도 잇지만 지역시민단체 및 NPO, 지역상공회의소 등과 같이 발행주체도 다양하다는 설명이다.

송지현 시민정책공방 지역순환경제센터장은 지역화폐와 4차산업의 핵심기술인 블록체인의 결합가능성을 모색했다고 밝혔다. 지역화폐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발행비용 및 수수료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중개자가 있어야만 하는 현재의 금융시스템이 아닌 블록체인의 분산원장기술을 통해 이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마지막 발제자였던 이상헌 인천대학교 후기산업사회 연구원은 ‘지역공동체 부 구축(CWB)‘에 대한 개념과 함께 영국 프레스턴과 버밍엄 그리고 지역순환경제 정책지원을 위한 지역경제전략센터 CLES 등의 사례를 설명했다.

한편 ‘시민이 주도하는 지역순환경제’는 관련 이론 연구자들과 현장적용의 일선에 나섰던 인사들이 지역순환경제를 소개하기 위해 공동저술한 도서다. 부산 출신으로 국내 지역순환경제 권위자로 꼽히는 양준호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가 편저자로 나섰고 부산시의원으로서 전국 최초로 제정된 ‘지역재투자 조례’를 주도한 곽동혁 전 시의원, 동백전 등 다양한 관련사안에 목소리를 내온 송지현 (사)시민정책공방 지역순환경제센터장 등이 공동저자로 참여했다.

이 외에도 지역순환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한 인천대 후기산업연구소의 연구원들도 저자에 이름을 올렸다.

홍윤 기자 forester87@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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