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LY ASIA 2022, 기술지주 현직자 모여 현장 토론
이지훈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국장 발제
정부 과제 예산에 따른 성과로 혁신성장 '각광'
공공연구기관에서 연구, 상용화로 산업에 효과
기술지주회사 거쳐 연구기술 사업화 움직임
기술지주사, 투자 및 기관 인프라 등 활용 가능

세계 경제가 위축된 상황에 부정적인 전망이 쏟아져나온 가운데 창업 생태계도 영향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업 전문가들은 입모아 초기투자에 그 수요가 쏠리고, 아직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창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듯 앞으로는 산업과 경제, 나아가 사회적 문제까지도 해결할 주체로 스타트업을 꼽는 가운데 도구가 되어줄 4차산업 기술까지 고도화하는 중에 △청년 △사회적 문제 △국가적 과제 △연구개발 등의 키워드가 도출되고, 자연스럽게 시선은 대학으로 쏠린다.  

기성기업이 해결하지 못한 혁신의 일을 스타트업과 오픈이노베이션 하면서 해결하고 있지만, 대학은 다양한 기술을 시험해보고 검증하는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학생들을 통해 하나의 문화를 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그래서 FLY ASIA 2022에는 대학을 산업과 연관지어 세션을 마련했다. 또한 부산대학교는 창업중심대학 사업을 수행 중인 만큼, 이번 FLY ASIA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했다.

FLY ASIA 2022에서 마련된 컨퍼런스 중 지난 23일 기술지주회사와 관련된 전문가들의 토의 시간이 있었다. 이에 앞서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이지훈 사무국장이 발제를 맡아 공공기술 기반의 창업 생태계 현황 및 발전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이 분야 관련해서는 수요자인 기업, 그리고 투자기관, 기술 공급기관으로는 대학 또는 출연(연) 등 이해관계자들이 있다”며 “오늘은 공급자 위주로 말씀드리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국장은 “공공기관인 출연연이나 대학이 기술사업화나 창업에 투자하는 것이 의아할 수 있지만, 정부의 R&D 과제에 따라 관계가 성립된다”면서 “2021년 기준 정부의 R&D 예산은 21조 정도가 지원됐는데, 그중 대학이 9조, 출연연이 6조, 나머지는 민간 기업에 쓰여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예산 상황에서 성과를 확인하려면 논문과 특허가 있는데, 논문은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 한계가 있지만 특허는 민간 혁신성장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어 성과관리와 활용확산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FLY ASIA 2022 개최 기간인 지난 23일 벡스코 제2전시장 '오렌지존'에 마련된 메인세션에서 이지훈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국장이 발표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FLY ASIA 2022 개최 기간인 지난 23일 벡스코 제2전시장 '오렌지존'에 마련된 메인세션에서 이지훈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국장이 발표하고 있다. 김지혜 기자

이 국장에 따르면 공공연구기관은 기존에 기술이전을 수행하는 간접적인 역할을 해왔지만, 한계가 있어 직접 창업에 뛰어들면서 특허를 통해 민간 혁신성장을 지원하는 모델이 구축됐다. 

결국 21조 규모의 거대한 정부 예산이 연구개발에 투입되는 만큼,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해야 하는데, 연구의 산업적 성과물은 혁신성장을 이끌어내는 데 좋은 역할을 한다는 생각에서 관심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이렇듯 공공연구기관이 기술 창업이나 투자에 관심이 많아진 상황에서 창업의 주체는 △구성원에 의한 창업 △조직에 의한 창업 △기술이전 간접 사업화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이 국장은 “교수·교원·연구원 창업을 구성원에 의한 창업이라 할 수 있는데, 이는 발명자가 직접 아이디어를 갖고 창업 생태계에 뛰어드는 것”이라며 “이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공기관의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조직이 갖고 있는 특허, 즉 발명자가 직무발명에 의해 기관에 귀속시킨 특허를 가지고 창업하는 사례를 조직에 의한 창업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래서 기술지주회사는 기술 창업을 전문으로 하는 형태로 창업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기술이전 간접 사업화는 성과도 있지만 수요자가 원하는 기술이 지속적으로 나오느냐에 대한 한계가 있어 정체를 이루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기술이전 간접 사업화 분야는 성과가 지속되긴 했지만, 상승그래프가 점차 완만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방향성을 잡고자 창업 이슈가 본격적으로 고개를 들게된 것이다. 

이 국장은 “출연연은 창업이슈가 좀 적은 편이지만, 대학은 학생창업 부분에서 지주회사를 통한 창업 활성화가 독려되고 있다”며 “기술이전 간접사업화의 경우도 혁신창업 역할을 대학이 맡아서 하는 쪽으로 트렌드가 옮겨가고 있다”고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특히 해외에서도 기술 사업화 관련해 대학이 혁신창업에 더 적극적으로 역할해야 한다는 쪽으로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경우 대학이 직접 업무를 수행하지만, 유럽은 별도 법인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해외에서는 대학 내에서 업무를 점담하는 영리법인과 투자업무를 전담하는 지주회사 성격의 영리법인, 자산 관리 목적의 영리법인 등 각 모델을 활성화해 투자펀드를 운영하는 형태로 발전중이다. 

국내에서도 대학이 기술이전 업무를 전담하는 산하 부서가 있었음에도 비영리 법인으로는 한계가 있어 더 적극적인 모델로 지주회사가 설립되게 이르렀다.

기술지주회사는 공공기술을 출자해 신규회사를 설립하거나 기술이전을 통해 해당 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등 영리적 활동을 한다. 

이 국장은 “공공기관의 인프라를 활용하고, 기술이전과 창업을 연계해 효율적으로 통합 운영하고, 투자펀드를 결성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단 생각에 TLO(Technology Licensing Office·선도기술이전센터)업무와 지주회사 업무를 통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통합 운영은 대학이 투자업무 영역을 확대하는 데 봉착한 한계를 넘어 민간의 투자 영역인 얼리스테이지 혹은 미들스테이지 이상으로 확대되는 성격으로 그 효과를 보인다”며 “이밖에 창업 생태계에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기 위해 팁스(TIPS) 운영사로 등록하는 사례도 점점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지훈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국장이 발표하는 모습. 김지혜 기자
이지훈 한국기술지주회사협회 사무국장이 발표하는 모습. 김지혜 기자

이 국장은 ‘공공기술 기반 창업 생태계의 현황과 발전방향’이라는 주제에 맞춰 문제점 또한 조명했다. 

그는 “민간에서 원하는 기술이 있는가, 상용화할 수 있는 좋은 기술이 과연 많은가에 대한 생각을 해볼 수 있다”며 “국내 대학이 보유한 기술 중 상당수는 민간이 원하는 기술과 차이가 있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유는 정부의 R&D 과제에 따라 안전한 연구, 실패가 없는 연구를 하기 때문”이라며 “민간이 원하는 ‘대박’ 기술은 리스크가 있어 수행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그러다보니 결과물들이 하이테크보단 편리한 기술이 많고, 이 기술들은 상용화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도 이 부분을 인지하고 있어 이제부터라도 경쟁력 있는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연구비 관리 체계 등 개선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학 등 공공연구기관이 가진 강점은 명확하다. 이 국장은 대학이나 출연연이 민간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었던 배경은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그는 “시설이나 연구인력, 장비 등 대규모 투자가 수반되는 것이라서 민간에서는 적극적으로 갖추기 어렵지만, 공공연구기관은 잘 갖춰져있어 기초 원천 연구하기에 좋은 환경”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나온 결과물을 적극적으로 상용화한다면 창업생태계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연구기관이 혁신기술을 공급하는 역할과 혁신기술을 기반한 창업자를 공급하는 역할 모두 충분히할 수 있다고 보여진다”며 “다만 대학내 여러 창업인프라가 별도로 운영되거나 분절화, 파편화되어있는 현실이라 효율성이 떨어지는 실정”이라고 짚었다. 

동남권에는 △부산대 △동아대 △부경대 △해양대 △부산지역대학연합 △경상대 △창원대 △인제대 △동의대 등 9개의 인가 받은 산학연 협력 기술지주회사가 설립돼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 중이지만, 대학의 강점과 인프라 등 어떤 점에서 창업 생태계에 녹아들고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고, 정보 또한 제한적인 상황이다. 

점차 세부적으로 요구되는 기술에 대한 니즈(Needs)와 집단지성이 다양한 결과를 도출해내는 대학 간의 좋은 시너지가 앞으로 큰 이슈를 선점하게 될지 기대감이 계속된다.

이지훈 사무국장의 발제 이후엔 전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기술지주회사의 현직자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②편 기술지주사 패널토의 기사보기

김지혜 기자wisdom@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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