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명 참여한 개막식 사직 실내체육관서 열려… 부산 곳곳서 대회 진행
7개 시도 450여명 선수 및 관계자들 부산 찾아… 관광효과 기대감도 ‘높여’
배드민턴?볼링?육상?탁구 등 총 7개 종목 선수부와 동호인부 나눠 진행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가 열리는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가 열리는 모습. 김윤지 기자

전국의 농아인(청각장애로 인해 말하지 못하는 언어장애가 있는 장애인을 통칭하는 말)들의 ‘스포츠’ 대회가 부산서 오는 7일까지 열린다. ‘전국농아인체육대회’가 부산시 곳곳에서 3일간 진행되는데, 이번 대회는 20주년이라는 점에서 기존 대회보다 크고 화려하게 준비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사단법인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은 5일 오후 6시 부산 사직종합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개회식’을 열었다. 개회식에는 선수를 비롯한 관계자들 100여명이 참석했다. 10여분 전부터 자리에 착석한 참석자들은, 서로 손짓을 해가며 대회에 대한 이야기와 근황에 대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었다.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선수들이 입장하고 있는 모습. 김윤지 기자

개막식이 시작되자 △서울 △대구 △인천 △광주 △전라남도 △제주도 △부산 등 7개 시도의 선수들이 입장을 이어갔다. 이번 대회에는 총 450여명의 선수 및 관계자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이어, 애국가 제창이 있을 때 선율에 맞춰 농아인들은 수화를 통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애국가를 부를 때는 대화를 나눌 때와 달리 사뭇 진지한 표정을 관찰할 수 있었다. 또한, 농아인들은 내빈을 소개하고 박수를 칠 때는 두 손을 들어 반짝이는 손짓으로 박수를 대신하기도 했다.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열린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대회 관계자들과 내빈이 버튼을 누르며 성화점화를 알리려는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열린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대회 관계자들과 내빈이 버튼을 누르며 성화점화를 알리려는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시농아인스포츠연맹 김영동 회장은 밝은 표정과 함께 수화로 선수들에 대한 격려와 당부의 인사와 함께 “부산은 오륙도와 해운대, 광안리 등 관광명소도 있고 풍부한 먹거리와 볼거리가 많다”며 “제 20회 체육대회에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이 이 아름다운 부산에서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을 담아가는 축제가 되길 기원한다”고 관광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드러냈다. 이어진 성화점화에서는 실내에서 진행된만큼, 버튼을 누르는 방법으로 대체됐다.

이종학 한국농아인스포츠연맹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2004년 제 1회 개최를 시작이후 올 해 20회를 맞이했다. 20년동안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 농아인 선수들이 오래 준비한 기량을 발휘하고, 스포츠 인재를 양성하는 기회의 장이 되었다”고 자평하며 “올해도 어김없이 선수단들이 갈고 닦은 기량을 잘 발휘하며 공정한 경쟁을 하길 바란다”고 덕담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영상으로 축사를 대신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수화를 하며 친근하게 인사말을 전하기도 했다. 박 시장도 “부산에 머무는 동안 경기도 열심히 하시면, 부산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부산 관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별히, 이번 행사에는 서병수 국회의원이 직접 자리해 개회식을 함께 축하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점도 눈길을 끌었다. 서 의원은 “전국농아인체육대회가 20년째 진행되지만, 여러 어려운 상황도 있을 수 있고 정부 및 시의 지원도 절실한 상황이다. 그래서 이런 부분을 고려해 다음 대회가 더 나아질 수 있게 정부 및 시에서 어떤 지원을 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 좋겠다”고 말하자 객석에서는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열린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김은빈 선수와 윤숙 심판이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열린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김은빈 선수와 윤숙 심판이 선서를 하고 있는 모습. 김윤지 기자

이어, 참여 선수와 심판 대표가 나와서 선서를 했다. 선수 대표에는 김은빈 선수 그리고 심판 대표는 윤숙 심판이 나와 각각 수화와 목소리로 페어플레이와 공정한 심판을 약속했다. 축하무대는 일명 '싸이버거'로 알려진 신지원 씨가 꾸몄다. 신 씨가 수화로 자기를 소개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이어졌다. 일부 관객들은 휴대폰 불빛을 켜서 흔들거나, 자리에서 뛰면서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열린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싸이버거가 공연하는 모습. 김윤지 기자
부산 사직운동장 실내체육관에서 5일 오후 열린 '제20회 전국농아인체육대회'에서 싸이버거가 공연하는 모습. 김윤지 기자

이번 체육대회는 크게 선수부와 동호인부로 나뉘어서 진행된다. 선수부에서는 △배드민턴(강서국민체육센터) △볼링(서면볼링센터) △육상(사직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탁구(부산광역시사회체육센터) 종목이 진행되며, 동호인부에서는 △게이트볼(사직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 △슐런(곰두리스포츠센터 강당) △역도(부산장애인역도장)의 세 종목이 진행된다.

한편, 이번 행사는 △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 △부산광역시농아인스포츠연맹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장애인체육회 △부산광역시장애인체육회가 후원한다.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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