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서 이틀에 걸쳐 열려… 100여명 참여해 ‘토론’
스타트업·지원 기관·AC·VC·지자체·대학 등 참여자들 소속 ‘다양’ 눈길
비판적 견해·질문도 허심탄회 오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살린다” 한마음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 참석자들이 28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 참석자들이 28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미국 ‘실리콘밸리’의 신화가 쓰여지며,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지속되어 왔다. 한국도 마찬가지였다. 스타트업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성장해서 고용을 일으키고 경제 효과를 내는지를 알아보고 탐구해, 정부를 중심으로 스타트업 육성에 구슬땀을 흘려오기도 했다.

이를 바탕으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가 1조 이상인 창업 이력 10년 이하의 비상장 스타트업)이 탄생하기도 하고, 오히려 코로나가 찾아왔을 때는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투자금이 늘어난 이유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현재는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라 스타트업 업계는 소위 전체 투자금의 규모가 축소되는 투자 ‘혹한기’를 지내고 있지만, 그럼에도 경쟁력 있는 스타트업은 버텨내고 살아남고 있다. 이 시기를 옥석이 가려지는 시기라고 긍정적으로 정의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현재 투자 상황을 차치하고, 한국 스타트업계가 마주하고 있는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문제’는 무엇일까. 업계 사람들 사이에서 언급되고 있는 한국 스타트업계의 문제는 ‘수도권 쏠림 현상’의 뚜렷함‘으로 꼽는다.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 참석자들이 27일 인사를 나누며 네트워킹 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 참석자들이 27일 인사를 나누며 네트워킹 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이 문제를 두고 해결의 실마리를 위해, 지난 27일과 28일엔 100여명의 스타트업 관계자들이 부산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스타트업 업계의 커뮤니티로 기능하고 있는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해운대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서 개최하는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에 참여했다. 처음 보는 사이임에도 명함을 나누며, 자신을 소개하고 서로의 견해를 묻는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이틀에 걸쳐 열린 행사에 참여한 주체들은 △스타트업 종사자 △스타트업 지원 기관 △엑셀러레이터(AC) △벤처 캐피털(VC) △지자체 △대학 등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성하는 여러 분야에 소속되어 있었다. 저마다의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소개, 투자 사례 등을 비롯해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가 필요한 당위성, 지역 생태계 활성화에 필요한 요인 등 다양한 주제들이 여러 가지 시각에서 다뤄졌다. 참석자들은 다소 비판적인 견해나 질문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는 ‘장(場)’을 만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목표는 하나로 귀결됐다.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가 필요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성원들이 각자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는 것. 부산에서 행사가 열린 이틀. 참석자들은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를 나눈 것일까. 기사를 통해 행사에서 나온 이야기와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 첫째 날…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 및 활동하는 ‘구성원’ 역할 알아보기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에서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의 ‘처음’을 연 사람은 최항집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었다. 그는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머리를 맞대보자고 발언하며, 참석자들의 토론 참여를 독려했다.

최 센터장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많이 성장해왔다. 실적도 내고, 스타트업 자체가 성장도 했다. 그런데 수도권과 지역의 스타트업 격차가 있다. 2022년 기준 3만5000여개의 벤처 기업이 존재하는데, 이 중 65%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는 형국이다”며 “물론 정부에서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스타트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으며, 대학도 여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역의 인프라도 구축되어 있거나 구축되어가고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지역 스타트업에 몸담도 있는 사람들은 힘들다고 한다. 각 지역별로 그려나가야할 바람직한 생태계의 모습은 무엇인지 고민해서 답을 찾길 바란다”고 발언했다.

개회식에 이어 진행된 본격적인 세션에서는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을 파악하고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을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각 주제별 네 명의 발표자가 배정됐고, 이들이 발표를 모두 마친 후 허심탄회한 토론을 이어가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 분석 세션 발표 및 토론자들이 27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스타트업 생태계 현황 분석 세션 발표 및 토론자들이 27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첫 세션은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이은서 123 Factory 대표) △대전 딥테크 창업 생태계(김판건 미래과학기술지주 대표) △동남권 스타트업 생태계(노태석 BNK벤처투자 부장) △제주는 어떻게 연결을 통한 창조의 섬이 되었나(전정환 커뮤니티엑스 대표) 의 발표로 진행됐다.

특히 독일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역별’ 특화 산업과 대기업과의 활발한 OI(Open Innovation: 기업의 혁신을 위해 필요 기술과 아이디어 개발에 외부 자원을 활용하는 것)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이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이은서 대표는 “한국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가 아직 글로벌에서는 존재감이 미미하지만, 서울 뿐 아니라 한국의 다른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가 상향 평준화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술 관련 전문가들이 수학하고 있는 대전의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의 핵심으로는 ‘기업가 양성’이 꼽혔다. 김판건 대표는 “대전에서 스타트업 창업가를 키워야 한다. 특히 대전에 대한 애정과 경험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창업가를 키워내야 한다”며 “또한 기업가, 창업가, 대학 등 다양한 구성원들이 기념비적인 장소에서 활발하게 논의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산, 울산, 경남으로 구성된 동남권 스타트업 생태계는 어느 정도 인프라나 제도도 갖춰있다고 평가받았다. 노태석 부장은 “다만, 스타트업의 저변을 넓히기 위해 지역에서 출자하고 실제로 지역 스타트업을 발굴해나가는 AC나 VC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키울 필요가 있고, 정책을 담당하는 담당자들의 일관성 있는 업무수행이 원활하길 바란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제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을 역임한 전정환 대표는 ‘제주’의 스타트업 생태계의 핵심을 ‘연결’로 꼽았다. 그는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지원 조직이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 이를 따르려고 했다”며 “지역에 대한 애정이 있는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형성해 그 안에서 연결이 일어나다보니 창조적인 결과물이 따라 나오게 되는 것 같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지역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사람들 세션 발표 및 토론자들이 27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지역 생태계를 뒷받침하는 사람들 세션 발표 및 토론자들이 27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두 번째 세션은 △크립톤의 지역 스타트업 투자 전략(양경준 크립톤 대표) △속인주의 지역 혁신 생태계(이경섭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지역혁신실 실장) △산학연관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 포스코 벤처플랫폼 추진 전략(김천희 포스코홀딩스 벤처밸리플랫폼섹션 리더) △동남권 혁신의 산실: UNIST 혁신창업 생태계(권순용 UNIST 산학협력단 단장) 등의 내용으로 구성됐다.

크립톤의 경우 AC의 역할을 하는 기업의 미션과 목표에 ‘지역 스타트업’이 부합하기 때문에 투자를 진행한다는 뜻을 밝혔다. 양경준 대표는 “청년인구의 수도권 유출로 지역의 인구 감소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를 해결할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라고 본다. 투자를 잘 받은 기업은 많ㅇ느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더라”며 “지역에 투자할테니 지역에 있어라는 논리보다는, 상호의존성과 완결성을 가진 지역 창업 생태계를 만들어 창업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북창경은 ‘특화 클러스터’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경섭 실장은 “충북이 가지고 있는 포트폴리오 자체가 바이오다보니, 유망 바이오 스타트업에 대한 발굴이 이뤄졌다”며 “그러다보니 좋은 기업들을 오송을 찾고, 우리 기관을 통해 투자 받는 사례도 생겨났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벤처플랫폼을 소개한 김천희 리더는 “포스코라는 대기업의 지원을 통해 대학 기초연구, 실용화 연구, 스타트업 보육 및 육성, 투자 등을 하고 있다”며 “그리고 이 가운데서 발굴한 기업을 키워 포스코와 신사업을 같이 하거나 인수합병을 하는 방법으로 벤처를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UNIST의 창업 생태계는 ‘기술창업’을 키워드로 꼽았다. 권순용 단장은 “로컬 기술 창업은 지역 대학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지산학 협력이 많이 떠오르고 있는데, 대학의 자산이나 기술 그리고 전문지식이 지역의 산업과 조화되어야지 지역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UNIST는 동남권에 제조업체가 많기 때문에, AI(인공지능) 기술과의 연계를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 둘째 날, “지방 소멸 문제 해결책은 창업” 핵심… 솔직한 ‘토론’ 분위기 특색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이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에서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이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에서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행사의 둘째 날은 ‘지방 소멸 문제’ 해결을 위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두드러졌다. 키노트 연설을 맡은 고영하 한국엔젤투자협회 회장은 “이 시대의 시대정신은 창업이고, 지방 소멸의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 창업”이라고 단호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백신으로 각광받은 ‘화이자’를 공동 개발한 바이오앤테크를 사례로 들며 “터키계 이민자 샤힌 박사의 백신 개발로 독일 마인츠에 세금을 내며, 마인츠의 재정악화가 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 회장은 한국의 유니콘 기업 성장을 위해 △창업 인재 육성 △엔젤 투자자 육성 △성장 펀드 조성 △창업 생태계 조성 △한국으로 아시아 유능 인력 오게 하기 등의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난상토론에 참여한 토론자들이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난상토론에 참여한 토론자들이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고 회장의 강의에 이어 두 번의 ‘난상 토론’이 진행했다. 공공과 민간의 입장에서 바라본 지역의 기회와 한계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이 과정에서 참석자들은 ‘궁금한 점’을 인터넷 페이지에 게시하고 토론자들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적극적인 답을 이어가면서, 또 다른 토론을 이끌어내는 모습이었다.

특히 토론자들은 ‘지역 특화 산업’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이 뜻을 모으는 모습이었다. 하상용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광주 같은 경우, 인공지능과 전남대 의대와 연계되어 디지털 헬스 케어 산업이 성장하고 있다”며 “디지털 헬스 케어를 하고 싶은 사람은, 광주를 오면 된다는 생각이 들게 산업 지도 개편이 되어가면 지역이 살 것 같다”는 견해를 드러냈다.

이재훈 경상남도청 창업지원단 단장은 지역의 전통 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을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경남의 경우, 전국 제조업의 30~40%를 담당하는데, 스타트업과 전통의 제조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협업해 혁신을 만들어가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 산업 특화를 위해 공공영역에서 지역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기대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은 “창업자 입장에서는 자기가 창업하기 제일 좋은 환경에 뿌리를 내리고 싶어한다. 지역은 압도적으로 공공이 창업 환경을 이끄는 형국이다. 정책 수단으로서 보조금이 지급되기 때문이다”며 “우리 지역에 적합한 창업 생태계는 무엇인지 생각해야 한다. 지역 생태계를 위한 정책을 만드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발언했다.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난상토론에 참여한 토론자들이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난상토론에 참여한 토론자들이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민간 영역에서 커뮤니티 활성화를 필요한 부분은 시간이 축적되는 ‘실질적’ 관계라는 견해도 나왔다. 김영덕 디캠프 대표는 “전문가들은 효율적인 공간에서 활동하려고 한다. 일종의 호텔 ‘컨시어지(Concierge: 고객의 요청에 따라 요구사항 돕거나 일괄적으로 업무 등을 처리해주는 서비스)’ 같은 것이 지역에 필요한 것이다”며 “디캠프의 경우, 이를 염두에 두고 부산에서 매달 40여명의 스타트업과 투자자가 만날 수 있게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들이 거의 12시간 동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 2~3시간 강연하고 멘토한다고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관계는 시간의 축적으로 형성된다. 그렇게 관계가 형성되니, 지속성이 높아지는 경우를 봤다”고 말했다.

또한 민간 영역에서 그리고 학계에서 ‘기업가 정신’을 키워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북 부안에서 수소연로전지 아이템으로 창업한 김태영 테라릭스 대표는 “기업가 정신을 배울 공간과 시간이 중요하다. 사업을 진행하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사업자의 의지, 철학, 도덕성이라고 생각한다”며 “투자는 아직은 사람을 보고 이뤄진다고 생각한다. 창업자의 의지가 그만큼 중요하다. 대학 등에서 창업가 정신을 육성하는 일을 맡아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 세션 발표 및 토론자들이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열린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서밋 2023’의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 세션 발표 및 토론자들이 28일 발언하고 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제공)

마지막 세션은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방안에 대한 논의를 할 수 있는 시간으로 진행됐다. 구체적으로 △지역에서 재미있는 일이 생기게 하는 커뮤니티: 사례와 제언(권오상 퍼즐랩 대표) △온 고을이 나서면 지역인재 쏟아질까(김광현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가치창출단 단장) △지역 스타트업에서 모험자본의 역할(이용관 한국초기투자기관협회 협회장) △지역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정부정책과 과제: 중기부 스타트업 인프라 및 클러스터 중심(박승록 중소벤처기업부 디지털혁신과 과장) 등의 내용이 다뤄졌다.

충청도 공주에서 ‘원도심’기반의 지역관리회사를 운영하는 퍼즐랩은 모던 한옥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이로 인해 어떻게 지역에 가치가 공유되게 하는지를 소개했다. 권오상 대표는 “마을로 손님을 모시다보니, 이들에게 다양한 서비스 형태를 제공하려니 동네 전체가 프로젝트별로 맞춰서 팀구성을 이루게 되고 역할을 하게 된다”며 “창의적인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지역을 새롭게 만들면, 또 창업가들이 오게 되고 사람들의 생태계가 순환하게 되는 것을 보게 된다”고 발언했다.

전라남도 나주에 대한 애정을 갖고 학생들을 기르고 있는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 김광현 단장은 ‘글로컬 성장의 좋은 사례’를 내기 위한 노력을 소개했다. 그는 “지역에서 성공 사례가 많아지면, 창업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역을 사랑하고, 지역을 발판으로 세계를 꿈꾸는 ‘글로컬’ 인재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며 “이를 위해, 나주가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연결해주는 커뮤니티를 이끄는 리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부분을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담당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용관 대표는 ‘모험자본’의 속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CDI(Capital Distance Index: 자본거리지수) 라는 개념을 새롭게 소개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그는 “자본과 스타트업의 상대적인 거리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거리감에는 △물리적 거리 △기술 및 사업모델에 대한 분석 난이도 △팀 역량 및 신뢰도 등이 작용한다. 즉, 조직이나 사람을 이해하는데 과도한 비용이 든다면 자본과의 거리가 멀어진다는 것이다”며 “그래도 지역에 희망적인 소식은, 기술 창업에 대해서는 지역 편중이 조금은 덜하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에서 지역의 엑셀러레이터들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CDI를 줄이고, 정량적으로 측정이 안되는 요소를 파악하고 해결해 신뢰를 공영화 해주는 역할을 한다면, 모험자본의 지역 유입이 늘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중기부에서 나온 박승록 과장은 지역별 스타트업 클러스터 조성을 강조했다. 그는 “스타트업 지원 기관들은 합쳐져서 하나의 클러스터를 형성해야 하고, 그 클러스터는 도심권에 위치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서 지역의 스타트업 클러스터에 민간이나 구성원들이 모일 수 있게 민간에서 구축과 운영을 주도해야 한다”며 “이러한 것들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지자체 스타트업 사업 담당자의 열린 정책 사고와 사명감이 필요하며, 민간에서도 지역 연고 기업들과 창업가들의 헌신적 노력이 긴 시간동안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틀에 걸쳐 지역의 스타트업 생태계 구축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토론, 발표, 네트워킹 등의 방법을 거쳐 다양한 스타트업 생태계 구성원들을 사이에서 논해졌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마련한 이번 자리에서 나온 지역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한 논의, 관계자들의 고민들이 각 지역에서 어떤 구체적인 방법을 통해 ‘실천’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인다.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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