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0대 대선, 2021년 시장 재보궐
민주당 '심판' 성격 강했던 선거
여야 득표 격차 소폭 줄었지만
이번 선거도 민주당 고전할 것
정치인들 경쟁시켜야 부산발전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원동화 기자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원동화 기자

오는 6월 1일 진행될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부산은 ‘투표율’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차이를 줄어들게 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부산은 지난 2016년 이후 2019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선거를 치렀다. 이로 인한 여야의 피로도가 쌓였다는 분석이다.

지난 6일 부경대 연구실에서 만난 차재권 교수는 먼저 2021년 4월 7일 진행된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 대해서 진단했다. 그는 “당시에 부산에서는 철저하게 민주당을 ‘심판’하는 선거로 보인다”며 “첫 번째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다른 하나는 민주당 광역자치단체장의 실패에 대한 실망”이라고 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박원순 전 서울시장,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한 낙마가 민심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차 교수는 “당시에 김영춘 전 장관이 나왔지만, 박형준 현 부산시장은 당시 엘시티 등의 부동산 취득 의혹, 자녀 대학입시 비리 의혹 등이 터졌는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큰 격차로 국민의힘이 이긴 것은 민주당의 심판”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62.67%를 획득한 박 후보가 34.42% 득표에 그친 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올해 대통령선거에서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58.25%(127만72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38.15%(83만1896표)를 획득하면서 민주당이 다소 지지율을 회복한 모양새다. 차 교수는 “부산에서 민주당 후보가 80만표 이상을 받았다는 것에 주목을 먼저 해야 한다”며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이 결코 유리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80만표 이상을 받은 이유는 부산에서도 어느 정도의 지역주의는 형식적으로나마 해소되고 있고 정치적 선호도가 다양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부산에서 민주당의 외연이 두퉈워진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일부 중도층이 민주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에 나온 표나 지지율이 다는 아니고 더 나올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든다. 완전한 민주당의 결집이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친문 계열이 선거에 늦게 합류를 하고, 이낙연 계와 이재명 계가 다소 갈등을 가지고 분열을 했다”며 “부산에서는 2~3% 정도 더 나올 수 있는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차 교수는 막판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단일화가 압도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7~8%의 국민의당 지지율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단일화를 통해서 대부분은 국민의힘으로 넘어갔다”며 “2030세대의 이대남, 이대녀의 결집의 경우도 부산도 나타났다”고 했다.

2030세대 갈등에 대해서는 ‘휘발성’이 높다는 평가도 내렸다. 차 교수는 “당분간은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2030세대의 표심은 증발성이나 휘발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이 된다”며 “자기들의 이익을 대변하거나 적극적으로 정치개혁 등을 하지 않는다면, 바로 떠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민주당으로 20대 여성들이 당원 가입을 많이 했는데, 민주당이 여성 30% 의무공천 등이 되지 않는다면 그들도 당을 떠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이재명을 중심으로 한 ‘팬덤 정치’의 일환으로 보기도 했다. 차 교수는 “팬덤 정치에서 성공한 케이스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노사모’를 꼽을 수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팬덤은 다소 약한 편이고, 이재명 후보의 팬덤은 당원가입 등의 보다 행동지향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김영춘 전 장관의 정계 은퇴에 대해서는 부산 민주당의 ‘구심점’이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차 교수는 “김 전 장관이 정계 은퇴를 갑작스럽게 한 것은 충격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데, 리더십 부재라는 문제를 부산 민주당은 떠안게 됐다”며 “구심점을 잃어버렸으니 이제 새로운 정치적 리더십을 위해서 투자를 해야하고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장관이 말했던 것처럼 이념 지향 정치에서 최근에는 실용과 생활중심의 정치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만큼 현재 상황을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차 교수가 바라보기에 부산에서 그나마 대결할 만 곳으로 7곳을 꼽았다. 기장군, 북구, 강서구, 사상구, 사하구, 영도구, 부산진구 정도다. 하지만 이들 지역이 우세하다는 의미가 아닌, 그나마 격차가 나지 않을 곳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시의원의 경우에도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 1석도 못 건질 수 있고, 지역구를 기준으로 많으면 4~5석을 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차 교수는 “부산이 발전을 하려면 정치 경쟁이 허용되야 한다”며 “수도권과 충청 지역이 빠르게 성장했던 것은 정치 경쟁을 통해서 시민들이 원하는 공약을 내놓고 수행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대단히 현명한 시민이라면 경쟁적 구도를 통해서 정치인을 괴롭게 해야 부산에 대한 투자, 발전이 더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원동화 기자 dhwon@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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