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주현 벤더스터 대표 인터뷰… 경험 플랫폼 ‘구축’ 위한 ‘구슬땀’
마스크 자판기 제조 창업… 첫 제품 출시 후 6개월간 3억 매출 달성
“제조, IT, 데이터 활용해 소비자에게 경험 주는 플랫폼 성장할 것”
“부산에서 청년이 노력한다면, 살아남을 수 있단 거 보여주고파”

노주현 벤더스터 대표가 11일 자신의 부산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떨어진 야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노주현 벤더스터 대표가 11일 자신의 부산대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떨어진 야외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일자리가 없어서 부산을 떠나는 친구들도 많다. 청년이 일할 수 있는 환경엔 ‘창업 환경’도 포함된다. 부산에서 청년으로서 창업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 청년 창업 생태계가 서울이나 경기도에 비해 부족한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다만, 부산 청년으로서 노력한다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부산의 청년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데 좋은 ‘롤모델’이 되어 이러한 청년 유출 현상에 변화를 일으키고 싶다.”

노주현(28) 벤더스터 대표는 11일 부산 금정구 부산대학교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부산 청년의 ‘유출’ 현상을 지적하며, 현상 해결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청년 창업’을 제시했다.

노 대표는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며, 2019년 4월 ‘벤더스터’를 창업했다. 그는 “미세먼지가 심각했기 때문에 어떻게 마스크를 잘 보급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마스크 자판기를 제조하게 됐다”며 “자판기를 뜻하는 영어단어 벤딩머신(vending machine)과 먼지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더스트(dust)를 조합해, 먼지를 없애는 자판기라는 ‘벤더스터’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회사의 시작을 설명했다.

창업 후 약 1년 후인 2020년엔 마스크 자판기가 출시됐고,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의 마스크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회사는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3억원이라는 매출을 달성했다. 회사는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20대 청년들 10여명이 모여 꾸려가고 있다.

그러나 이후 노 대표는 마스크 자판기 ‘제조’가 아닌 ‘자판기’에 어떠한 콘텐츠를 담아 소비자들에게 ‘재미’와 ‘경험’을 줄 수 있을지를 고민하게 됐다. 그는 “제조를 통해 우수한 제품을 만들고 소비자에게 좋은 제품을 주는 것도 가치가 있지만, 우리가 만든 기계를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면 어떨까라는 고민에서 ‘서비스’ 제공으로서 확장을 고민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래서 경험플랫폼을 생각하게 됐다. 키오스크를 통해서 매주 기업의 제품을 무료로 제공하고, 이를 체험하는 이용 고객들이 자신의 피드백을 ‘데이터’로 남겨주면, 오프라인에서 모인 데이터로 마케팅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고 이를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에 피드백을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노주현 벤더스터 대표가 11일 자사가 개발한 경험 플랫폼 ‘샘플링 키오스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노주현 벤더스터 대표가 11일 자사가 개발한 경험 플랫폼 ‘샘플링 키오스크’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김윤지 기자

노 대표는 현재 ‘샘플링 키오스크’에 주력하고 있다. 매주 새로운 샘플 상품을 소개하고, 이용자가 피드백을 남길 수 있는 기기를 만든 것이다. 이를 이용해 대량 구매를 하고 싶은 소비자에게는 쿠폰을 발급하거나, 온라인 몰을 연결해 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연계한다.

노 대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활용해 제조를 기반으로 플랫폼 비즈니스까지 진출하는 성공하는 기업이 되고 싶은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청년 스타트업 중에서 제조로 그리고 더 나아가 플랫폼 비즈니스를 접목시켜 기업가치 100억원 이상을 만드는 일을 한 기업은 정말 손에 꼽는다. 제조업은 청년들에게 불모지 같은 곳인데,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다”며 “경험을 효율적으로 줄 수 있는 ‘키오스크’라는 기기를 통해 제조, IT, 데이터 기술 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이 되고 싶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 창업에 대한 철학도 밝혔다. 노 대표는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시대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창업을 꿈꾸고 이 목표를 위해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사회에서 창업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으면 한다”며 “청년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시드머니가 약 1000~2000만원 정도가 든다. 사실 비즈니스를 시작할 땐 억 단위의 돈이 들기 마련이다. 청년 스타트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좀 더 명확하게 받을 수 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다. 부산시 차원의 지원이 도움이 정말 많이 되지만,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그리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되는 정보 공유나 지원이 많았으면 더욱 좋겠다”고 설명했다.

노 대표는 부산을 떠나기보단 부산에서 청년 창업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는 선순환적 ‘생태계’를 만들고 싶어한다. 이후 창업에 뛰어드는 청년 창업 후배들을 위한 ‘롤모델’이 되겠다는 포부를 가진 노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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