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픽 백준영 대표 인터뷰… 로봇 공학자·법대생 창업
로봇과 피트니스가 융합된 운동 기기 제조 및 판매
부산 에코델타시트 AI 체육센터 주관기업 선정돼 ‘호평’ 받아
“가정서 운동 기기 구독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BM 개발중”
“소비자가 손잡이를 잡거나 발판을 디디기만 해도 운동 받게”
“시장의 크기와 시장의 흐름을 보면 부산보다는 수도권에서 투자자도 소비자도 새로운 기술이나 서비스를 받아들이는 속도가 훨씬 빠르다고 느낀다. 그래서 서울, 인천, 경기권에 가면 영업을 확장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부산에서 창업을 한 것은 부산이 좋아서다. 부산서 인재를 구하기 어렵거나 새로운 사업에 대해 소비자가 받아들이는 속도가 오래 걸린다는 등의 단점이 있지만, 그래도 부산이 좋아서 자리를 잡고 있다. 이제는 원격으로도 일을 할 수 있는 시대다. 그렇기에 부산에 터를 두고, 부산의 인재를 유치하고 성장해나가는 기업 문화를 만들고 싶다.”
부산 해운대구 센텀에 위치한 론픽(ronfic) 사무실에서 최근 만난 백준영(43) 대표는 부산서 창업을 하고 기반을 다져가는 이유를 부산에 대한 ‘애정’이라고 정의했다.
론픽은 로보틱스(로봇공학기술) 피트니스 트레이닝 머신에 접목해 ‘건강’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기기를 제조해 미국, 호주 등 세계에 판매하는 기업이다. 부산의 전통 산업인 ‘제조업’에 4차 산업 기술인 DNA(데이터, 네트워크, AI)를 접목해 발전하는 성장하는 스타트업이기도 하다.
회사는 지난 1월에는 더벤처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김기사랩, 중소기업은행, 롯데벤처스 등이 참여한 41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또한 스타트업이지만 부산에코델타시티 AI 체육센터 주관기업으로 선정돼 호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기술력을 인정받은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론픽은 2016년 2월 22일 설립됐다. 부산대 대학원에서 로봇공학을 전공한 대학원생 3명과 운동 마니아 법대생 1명이 의기투합해 미국이나 유럽 쪽에 편향된 로봇공학 기술적 트렌드를 우리나라에 맞게 웨이트 트레이닝에 적용해 로봇이 운동을 도와주는 시스템을 만들어보자는 목표를 갖고 만들어진 회사다.
백 대표는 “론픽 이름을 들으면 누구는 대부업체 이름이 떠오른다고 하지만 사실 론픽(ronfic)은 로봇(robot)과 피트니스(fitness)를 융합(convergence)한다는 의미로 알파벳들을 조합해 만들어진 이름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론픽의 비즈니스모델(BM)은 로보틱스 기능이 접목된 트레이닝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다. 백 대표는 “B2B를 통해 피트니스 센터, 병원, 스포츠 구단 등 전문적으로 웨이트 트레이닝을 할 수 있는 기기를 판매하는 것이 현재 BM이다”며 “다만, 피트니스란 몸을 건강하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가정용으로 렌탈 등의 방식으로 보급해서 운동할 수 있는 피트니스 기기를 개발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바디프렌드나 세라젬이 건강을 키워드로 기기를 렌탈, 리스 등으로 구독 모델을 적용하듯이 가격대도 유사하게 하는 등 다양한 BM을 개발하고 있다”며 “바디프렌드나 세라젬을 이용하면 안마를 받는 것처럼 우리 제품을 통해 소비자들이 운동을 받게 하고 싶다. 장비의 손잡이를 잡거나 발판에 몸을 올리기만 해도 운동이 되게 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게 싶다”고 앞으로의 BM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론픽이 개발한 피트니스 기기는 로봇 기술을 적용해 개인별로 무리하지 않고 안전하게 근력 운동을 할 수 있게 돕는다는 장점이 있다. 백 대표는 “기존에는 내가 운동을 하면 동작을 하는 것이라 힘을 어떻게 수치적으로 쓰는지 등 세부적인 정보를 알 수 없었는데, 이를 론픽이 데이터를 보여주고 측정도 해서 맞춤형 운동을 할 수 있게 안내해준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으로 얻은 데이터는 이후 AI(인공지능)과 접목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백 대표는 “데이터를 정확하게 뽑아낼 수 있다면 서비스가 확장될 수 있다. 밀키트 업체, 의류업체, PT 트레이너, 모바일 등과 연계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최근 론픽은 이러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팁스(TIPS: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과제에 선정되기도 했다.
백 대표는 부산을 기반으로 한 ‘론픽’의 미래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그는 “크게 3가지의 소망이 있는 것 같다. 첫째는 부산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다. 둘째는 고령사회 부산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를 건강관리를 통해서 해결하고 싶다. 셋째는 부산에서 많은 시도를 하면서 부산시장에 맞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싶다”며 “부산 사람들이 건강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하는 부분도 늘려나갈 예정”이라고 포부를 드러냈다.
론픽의 제품과 서비스가 부산 시민들에게 필수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백 대표는 “모든 가정에 설치되서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가치와 토대를 만들어주는 기업이 되고 싶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백 대표는 인터뷰 내내 겸손했다. 그는 “사업을 6년간 하면서 여러 도움을 받아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하며 선한 영향력을 펼치려는 마음도 밝혔다. 백 대표는 “도움이 필요한 후발 창업자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내리사랑(pay it forward: 성공한 창업자가 신규 창업자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실리콘밸리 문화)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에 대한 애정을 갖고 부산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주고자 하는 론픽의 다음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
김지혜 기자 wisdom@ 김윤지 기자 kimyunzee@busan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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